‘이준석 키즈’ 양준우, “안산 선수는 ‘레디컬페니’”발언 논란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8-02 13: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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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매카시즘 향기 느껴져”…진중권 “ 이대표가 시켰냐"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양궁 3관왕을 달성한 숏컷 헤어의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니즘 논란이 2일에는 정치권 내 공방으로 번졌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안산 선수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 ‘남혐(남성혐오) 용어 사용’에 있다며 선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양 대변인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토론배틀로 직접 뽑은 '이준석 키즈'다.


앞서 양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으나, 이후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들을 사용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 "논란의 핵심은 ‘남혐(남성혐오) 용어 사용’,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에 대한 비판에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양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일부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올라오는 주장들과 궤를 같이한다. 이들은 안산을 향한 공격이 역풍이 불자 "쇼트컷이나 여대가 아니라 남성 혐오 표현을 문제 삼았어야 했다. 전략적으로 잘못이었다"는 취지의 주장들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매카시즘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개탄했다.


장 의원은 이날 "양 대변인의 글에서는 '남혐 단어'를 쓴다면 이런 식의 공격도 괜찮다는 식의 뉘앙스가 풍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면서 "1950년대 미국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매카시즘의 '공산주의자' 몰이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청년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가해진 페미니즘을 빌미 삼은 온라인 폭력"이라고 짚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의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휘두르며 동료 여성 시민들을 검열하고 몰아세우고 낙인찍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직격했다.


특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공당이 남초 커뮤니티가 됐다"며 "이준석 대표가 시킨 것이냐"고 '이준석 배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글의 핵심은 애초에 잘못이 안산 선수에게 있었다는 거고, 여혐 공격한 남자들의 진의를 이해해 줘야 한다고 변호해주는 건데 이게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자들을 공당에서 감싸고 도니 걔들이 기세가 등등해서 나라를 대표해서 싸우는 올림픽 국가대표에게까지 여성혐오 발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안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답변을 회피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선 "이준석은 발뺌만 하고 '토론배틀'에서 이런 자들은 걸러내지 못한 게 문제"라며 "여성혐오를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자들은 적어도 공적 영역에선 퇴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이 거세지자 양 대변인은 "제가 이야기하는 건 '쇼트컷'만 취사선택해서, '여성에 대한 혐오다'라고 치환하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마찬가지로 남성혐오를 자양분 삼아 커온 자들 역시 퇴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남근의힘 대변인이냐"고 재차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양 대변인의 '남성혐오' 발언에 대해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성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안 선수에 관한 국민의힘 논평이 엉뚱한 과녁을 향했다”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성 혐오 정서의 눈치를 보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향한 성차별적 공격과 터무니없는 괴롭힘을 비판해야 하는 공당이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렸다”라며 “정치적 셈법에 의한 것이라면 매우 나쁜 정치 행위”라 일갈했다.


이재명 캠프의 권지웅 부대변인 역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양 대변인의 주장은) 안산 선수에 대한 온라인 폭력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으로 읽힐만한 부분”이라며 “안 선수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혐오를 선수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세균 캠프 장경태 대변인도 “양 대변인이 안산 선수 논란을 둘러싼 원인 제공이 안 선수에게 있다며 다시금 불을 지폈다”며 “본인은 마치 이런 갈등이 유감이라며 고상한 글을 늘어놨지만, 특정 (온라인) 게시판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라 비판했다.


한편 지난 26일 일부 남성 커뮤니티는 안산 선수를 페미니스트로 규정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안 선수의 ‘숏컷’ 헤어와 여대 출신이라는 점, 과거 소셜미디어에 쓴 특정 표현 등을 지적하며 선수에 대한 악플을 달았다.


이에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취지의 게시물들이 쏟아졌고 SNS상에서는 안 선수를 응원하는 ‘숏컷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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