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검증은 본인 만” 발언에 경쟁 후보들 '발끈'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12 13: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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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측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 논문 표절 불똥 튈까봐?"
정세균 "조국가족 탈탈 털더니...尹(가족)은 덮자는 거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대선 주자 배우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이재명 경기 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우자 김건희씨 논란과 관련해 “가급적 검증은 후보자 본인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하자 이 전 대표가 “가족에게도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받아친 데 이어 정세균 전 총리도 “가족과 측근에 대한 검증은 정권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직결된 문제”라며 이 전 대표에 힘을 실으면서다.


12일 현재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여권의 집중적인 검증 공세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결혼 전 문제까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자 당내 경쟁자들이 이를 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민주당 컷오프(예비경선) 결과발표 이후에도 기자들에게 “결혼 전 일을 결혼 후 남편이 책임지게 하면 그건 좀 심하지 않냐"면서 “(다만) 본인이 책임질 만한 상황들이 있었다면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선 이 지사 본인의 아내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앞서 이 지사가 도지사에 출마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친문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방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이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라고 주장하며 ‘후보 사퇴’와 ‘출당’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며 “영부인에게 인력과 예산이 지원되는데, 이건 (이 지사의) 무슨 오지랖이냐. 쥴리는 든든한 호위무사가 생겨서 좋겠다”고 야유를 보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가족은 국가의 얼굴”이라며 “사생활은 보호해야 옳지만, 위법 여부에 대해선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고 정세균 전 총리도 “이 지사의 말씀은 조국 가족을 탈탈 털던 윤석열씨의 아내와 장모 비리를 덮고 가자는 것이냐”고 따졌다.


여권 일각에서도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이 적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혜경궁 김씨 논란에서 비롯된 친문 지지층과의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 가장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는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과정에서 당시 경쟁 상대이던 전해철 의원을 향해 비방하던 한 트위터 사용자와 동일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수원지검 공안부는 같은 해 12월 이 사건에 대해 "트위터 계정이 김 씨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이 밖에도 형수 욕설, 친형 강제입원 등 가족과 관련한 도덕성 논란이 약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지사는 대선 출마 과정에서 이런 논란들에 대해 "여러 사정이 있긴 하지만 저의 인격이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제가 사과 드린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빠지는 반면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반등하는 등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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