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CCTV 10회 포착하고도 8번이나 놓쳐"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최근 월남을 한 귀순 북한 남성이 해안으로 헤엄쳐 접근한 사실을 3시간 넘게 몰랐으며, 해당 남성이 들어온 배수로에 대해서도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등 군 감시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이 확보된 북한 남성의 월남 경위와 군의 대응 조치 등에 대한 검열단의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북한 남성은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전방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암석지대에 버렸다.
특히 이 남성은 월남할 당시 경계용 감시카메라(CCTV)에 10차례 씩이나 포착됐지만, 이중 8번을 놓쳤으며, 최초 확인·보고가 이뤄진지 31분이나 지나서야 주요 부서와 직위자들에게 상황 전파가 됐다.
해당 부대를 검열한 검열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안 CCTV를 확인한 결과, 오전 1시5분~38분까지 4대의 CCTV에 이 남성이 5회 포착됐고, 상황실 모니터에 2회 경보음(알람)이 울렸다.
그런데도 상황실 감시병은 이를 놓쳤고 해당 부대에서는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검열단은 북한 남성이 이동한 경로상의 다른 곳의 CCTV도 확인했다.
북한 남성은 CCTV에 총 10차례 포착됐고, 군은 9, 10번째 포착됐을 때야 식별하고 상황을 전파했다.
민통선 소초에서 오전 4시 16분께 식별하고 31분이 지난 4시47분에야 고속상황전파체계로 주요 부서와 직위자에게 전파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현장 조사에서 북한 남성이 오전 1시40분에서 1시50분 사이 통과한 해안 철책 배수로는 해당 부대에서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을 점검한 합참은 "미상 인원(북한 남성)이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수로를 확인하기 위해 해안 수색 간에 부대 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 3곳을 식별했다"면서 "배수로 차단물의 부식 상태를 고려할 때 미상 인원 통과 전부터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이번 사례를 통해 식별된 문제점을 토대로 과학화 경계체계 운용 개념을 보완하고, 철책 하단 배수로·수문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