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무조건적인 반대 대신, 전문가 못지않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고, 이에 애터미 박한길 회장이 3억 원의 공사비를 추가 투입하며 주민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다.
주민들, 생활권 위협에 비대위 꾸려
애터미가 본사 인근에 100억 원 규모의 연구동과 편의시설 신축을 추진하자, 인근 423세대 규모의 A아파트 주민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공사 현장과 아파트의 거리가 불과 70m도 채 되지 않는 곳도 있어, 발파 진동, 소음, 메탄가스, 분진 등 직접적인 생활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긴급 주민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했다. 단순히 불편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회의록에는 '아이들과 노약자 건강 우려', '정신적 피해 고려' 같은 의견부터, '방음벽 최소 3층 이상 필요', '정밀진동제어 발파법으로 전환' 등 전문적인 해결 방안까지 빼곡히 담겼다.
감정 아닌 '합리적 대안'…3일 만에 요구안 9가지 마련
주민들의 '공부하는 자세'는 돋보였다. 비대위는 단 3일 만에 ▲무진동 발파 공법 사용 ▲사방댐 설치 ▲등산로 조성 등 9가지 구체적인 요구안을 마련해 애터미 측에 전달했다. 전문가 자문 없이도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오히려 대안을 제시하며 지역 기업의 발전을 지지하는 균형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박한길 회장 "지역민과 상생"…100억 기부 이어 3억 추가 투자
애터미 박한길 회장은 주민들의 요구안을 검토한 후 수용 의사를 밝혔다. 주민들의 9가지 요구안을 받아들이면서 3억 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발생했지만, 박 회장은 "공주시민과 상생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는 최근 영남지역 산불 피해 성금으로 100억 원을 기부하며 역대 최고액 기록을 세운 데 이은 '큰 행보'로, 애터미의 누적 기부액은 1300억원을 넘어섰다.
박 회장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늘 노력하겠다"며 주민과 시청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민원 해결을 넘어, 기업과 주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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