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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일찌감치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에서 ‘이재명 방탄조끼용’으로 당헌 8조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선 비상 상황에 큰 책임이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재신임’이라는 꼼수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비대위원 자리 꿰차고 음모를 꾸밀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렇게 방탄조끼 입어야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두 정치인의 모습이 추하기 그지없다.
이재명 사당화를 향해 치닫고 있는 민주당에선 전날 전당대회준비위를 열고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토록한 당헌 80조 1항을 ‘기소 시’에서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로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명분은 야당 인사들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지만, 당내에서는 검·경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의 이재명 의원에게 방탄조끼를 입혀 주기 위한 술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3선 의원 7명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지금 이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전날 3선 간담회에는 민주당 3선 23명 가운데 김경협·남인순·도종환·민홍철·이원욱·전해철·한정애 의원 등 7명만 참석했다. 다른 사람들은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눈치가 보여 참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의원은 막무가내다. `당내 반대에도 당헌 80조 개정안을 만드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검찰공화국의 야당 침탈루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조항은 문재인이 야당 대표 시절에 만든 조항이기 때문이다. 아무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야당 대표로 ‘야당 침탈 루트’를 당헌으로 만들었겠는가. 이건 누가 봐도 피의자 신분인 이재명을 위한 당헌 개정일 뿐이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위해 민주당이 당헌을 고친다고 국민이 생각하게 되면 앞으로 조그마한 사실관계가 나오더라도 민주당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며 "이재명을 위해 민주당이 저런 주장과 방어를 하는구나 하는 판단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고영인 후보도 당헌 80조 개정 논란과 관련해 "자칫하면 또 민심 이반이 일어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된다"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고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무리한 당헌 개정을 통해 후보를 냈고 대참사를 빚었는데, 이 개정 논의는 이것을 다시 되풀이하는 과정이나 다름없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해철 의원도 전날 의원총회 자유 발언 시간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 의원은 "반대하는 여러가지 논거를 말했다"라며 '특정인을 위한 개정으로 비친다고 발언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의총에서는 공식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기자들과 만나 "제 입장은 이미 '창피하다'고 얘기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당내 반발에도 비대위를 이를 밀어붙일 것이다. 민주당은 이미 ‘이재명 당’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 까닭이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의원이 문제라면 이준석 대표가 정리된 국민의힘에선 권성동 원내대표가 문제다.
사실 민주당 내분을 촉발한 것은 이준석 전 대표다.
성 상납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의 측근을 오밤중에 대전에 내려보내 7억 원의 투자각서를 써주면 ‘성 상납을 받지 않았다’라는 가짜 확인서를 받아 오도록 교사한 추악한 혐의로 ‘당원 정지 6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았으면, 부끄러워서라도 칩거하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도 뻔뻔하게 노회한 정치인들의 젊은 당 대표를 몰아내려 한다는 황당한 거짓 프레임을 만들고 내부총질을 이어갔다. 급기야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하는 망언까지 퍼부었다.
따라서 그를 당에서 몰아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스스로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났어야 했다. 그런데 의총 재신님이라는 꼼수로 원내대표와 함께 비대위원 자리까지 꿰차고 앉았으니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민주당의 이재명, 국민의힘의 권성동 같은 사람이 중책을 맡는 정당이라면 그 정당은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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