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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자신이 추진하는 신당의 목표를 ‘최소 30석’이라고 밝혔다.
이쯤 되면 ‘과대망상’도 가히 ‘중증’이라고 할만하다.
실제로 이준석은 지난 10일 CBS 유튜브 채널 '노컷'의 '지지율 대책회의' 코너에 출연, 신당 목표와 관련 "대구·경북이 25개 의석, 경남·울산·부산까지 30여 개가 있는데, 저는 그 안에서 절반 이상 승부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그렇게 되면 수도권에서도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신당은 최소 30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준석 신당은)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신당은 0석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 전 대표의) 상황 인식의 오류이고 정세 판단의 미숙”이라며 “대구에서 이준석·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홍 시장은 그 이유에 대해 “이준석은 대구와 전혀 연고가 없고, 같이 거론되는 유승민은 아직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이준석 대표의 허풍을 믿고 거기에 자신의 정치 인생을 투자하려는 어리석은 투자자들이 있는 모양이다.
여당에서는 소위 이준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이준석 의원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가 K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현역 중 신당을 함께 할 사람이 있겠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다”라고 답한 것은 아마도 허은아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일 것이다.
그러나 허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 아니라 비례대표 의원이기에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다. 그가 신당에 합류하더라도 그때는 이미 의원이 아니어서 그의 신당 합류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그와 함께할 여당 의원은 아무도 없는 셈이다.
이준석은 또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의원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만났고, 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아주 싸늘하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혐오 정치’로 자신의 독자적 지지기반을 쌓아온 이준석 대표와는 같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응천 의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상민 의원이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라고 답했으나,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
민주당 내 개딸들의 ‘혐오 정치’에 염증을 느낀 그가 또 다른 방향의 ‘혐오 정치’를 조장하는 이준석의 실체를 안다면 그와 거리를 둘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이준석의 몸값은 여전히 치솟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몸값을 올려주는 것은 국민의힘 인사들이다.
사실 그가 탈당하든 말든, 그가 신당을 창당하든 말든 여당이 관심을 가질 이유는 전혀 없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준석 신당’이 생기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내부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했다고 한다.
민주당 소극적 지지층 가운데 ‘이준석 신당’으로 이탈하는 유권자들이 상당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 이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이미지를 지닌 탓이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더 많이 빠졌다고 한다. 따라서 이준석 신당은 박빙의 승부전이 펼쳐지는 수도권에서 여당보다는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를 ‘쉬쉬’하고 감추려 드는 반면 정작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는 국민의힘에선 마치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 듯 신당이 나오면 여당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인사들이 있다.
무시하면 될 것을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이준석 몸값을 올려주는 셈이다.
거기에 현혹되어 마치 이준석 신당에 뭔가 대단한 것이라도 있는 듯 착각해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거기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들에게 경고한다. 막상 총선이 끝나면 자신의 투자가 잘못되었음을 인식하게 되겠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정치는 그렇게 게임 하듯이 잡주(雜株)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 정체성이 불분명한 ‘잡탕 정당’에 투자하는 것은 잡주에 투자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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