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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2일 윤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그가 이날만큼은 이례적으로 "국민은 차츰 윤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라며 "이렇게 가면 내년 총선의 결과는 불문가지"라고 자신의 SNS를 통해 경고장을 날린 것.
실제로 신 변호사는 "선거는 보수·중간층·진보의 3 : 4 : 3 판으로 중도층의 마음을 누가 더 얻느냐, 대부분 유권자가 거주하는 수도권의 표심이 승패를 결정한다"라며 “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부는 지금 위험한 선택,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만 치중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전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국정 지지도가 하락하자 이를 끌어 올리기 위해 보수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는 약 30%의 ‘보수결집’만으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보수든 진보든 약 40%에 해당하는 중도 표심을 많이 가져오는 쪽이 승리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물론 집권 여당도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오는 문제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김기현호(號)가 출범 한 달도 안 돼 지지율 하락 늪에 빠져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른바 '험지'로 통하는 수도권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21대 총선 참패를 그대로 재현할 것이란 위기감마저 나오고 있다.
서울·경기·인천은 당 지지율이 40% 중후반 이상은 돼야 '인물론'으로 그나마 민주당과 붙어볼 만하다. 그런데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를 보면 3·8 전당대회 일주일 전인 3월 1주차(2월 28일∼3월 2일)에 39%를 찍었던 당 지지율은 5주 차인 이번에 33%로 6%포인트(p)나 급락했다.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월 1주차 29%에서 5주차 33%로 4%p 올라 국민의힘과 같아졌다. 이른바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야당의 지지율조차 넘어서지 못하는 한심한 상황이다. 특히 박빙의 승부전이 펼쳐질 수도권에선 민주당에 뒤진다.
당이 어쩌다 이런 참담한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일까?
정치는 ‘갈라치기’나 ‘우리끼리’가 아니라 국민을 통합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여당은 그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김기현 대표가 사무총장·부총장 등 주요 당직에 친윤계 인사를 포진시키면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공언이 퇴색했고, 그 결과 가장 약한 고리인 수도권·청년층 지지세가 빠졌다.
아무리 당심 100%로 치른 전대라고 해도 총선을 생각하면 중도층 민심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물론 당원들이 심판한 ‘반윤계’ 유승민계와 이준석계는 포용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비윤계 인사들에 대해선 폭넓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김 대표 첫 인선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마저 ‘친윤’ 그룹이 자기들끼리만의 리그로 가려는 모습을 보이니 문제다.
당내에선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 원내대표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결국 신선할 게 없는 '친윤 지도부'가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MZ(2030세대)도, 중도층도, 수도권 민심도 다 떠나고 있는데 여전히 ‘친윤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당 지지율이 오를 리 만무하다.
이래선 안 된다. 이제 국민의힘에는 ‘메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내대표만큼은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김기현 대표에게 '아닌 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선출돼야 한다. 그 적임자로 윤상현 의원을 지켜 보고 있다.
윤 의원 역시 ”당이 위기다. 이대로는 안 된다“라며 “4월3일 대정부질문 전후 (원내대표 출마의)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드는 것은 자신이 ‘메기’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 아니겠는가. 그의 출마를 독려하고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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