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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 북한이 다시 침략해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 합창이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서 언급한 발언 내용의 일부다.
윤 대통령은 또 “조직적 지속적으로 허위 선동과 조작, 가짜 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라고도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발끈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경제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정부 여당이 망언 경쟁에 나섰다"라며 "가장 큰 충격은 전(前) 정부를 반국가 세력으로 몬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쓴 ‘평화의 힘’이라는 책을 추천하며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라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이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라고 한 발언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서 ‘문재인 정부=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한 부분은 없다.
대통령실도 "지난 정부나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말씀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에 해가 된다면 그것은 반경제 세력이라고 볼 수 있고 안보에 해가 된다면 반안보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반경제, 반안보 세력이 있다면 그것도 반국가 세력이 될 수 있지 않으냐. 실제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안보, 경제적 주장을 하거나 책동하는 세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윤 대통령도)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민주당 인사들이 발끈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도둑이 제 발 저린다’라는 속담이 맞는 모양이다.
사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동의하는 국민은 상당수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를 돌파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6일~30일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0%p 상승한 42.0%로 집계됐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지지율 상승의 이유로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 등을 꼽았다.
이건 윤석열 대통령의 신념인 것 같다.
앞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통일부의 역할을 두고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이제 통일부가 달라질 때가 됐다”라며 “앞으로 통일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는 헌법 정신에 따라 통일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통일은 남북한의 모든 주민이 더 잘 사는 통일,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통일한다면 ‘더 잘 사는 통일’, 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에 반하는 모든 세력은 ‘반국가 세력’이라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기보다는 그의 발언에 가슴이 찔리는 자신들의 잘못된 대북정책이 무엇이었는지 반성하는 게 먼저다.
그로 인해 오히려 북에 힘을 실어주고, 잇단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는 힘을 얻었다면 그 역시 반성해야 할 대목이지 발끈할 문제는 아니다.
2018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및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 합의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건설비용 약 180억 원을 전액 지불, 유지비와 사용료 포함, 총 235억 원 상당을 들여 북한 개성시에 세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무단으로 폭파했는데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북에 ‘질질’ 끌려다닌 무능함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작 북을 향해 발끈해야 할 때는 ‘침묵’하더니 ‘반국가 세력’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곡해하고 발끈하는 모습이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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