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권성동 ‘원톱체제’를 끝내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7-28 11: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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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가 위기에 직면했다. 이른바 ‘내부 총질’ 문자 노출은 그렇지않아도 신뢰를 잃은 권성동 ‘원톱체제’를 뿌리부터 흔들었다.


더 큰 문제는 권 대행이 구설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란 점이다.


앞서 권 대행은 대통령실 9급 행정 요원 우모씨의 ‘사적 채용’ 논란이 커졌던 지난 15일 “장제원 의원에게 (내가) 압력을 가했다”라거나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등의 황당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결국, 권 대행은 국민 앞에서 90도로 허리 굽혀 사과해야만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난 4월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덜컥’ 합의를 했다가 여론의 반발로 번복한 일도 있다. 그로 인해 그는 원내대표로서 이미 신망을 잃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일을 저지른 것이다.


가뜩이나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놓고 ‘징계 배경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던 차였는데, 텔레그램 메시지가 논란을 부추긴 꼴이 됐다.


사실 권 대행은 문자 노출이 실수라고 하지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국회의원 대부분은 수십 대의 카메라가 자리한 상황을 의식하고 조심한다. 그런데 초선 의원도 아닌 오랜 정치경력을 지닌 권 대행이 카메라가 자신을 향할 것이라는 걸 모르고 그것도 4시간 33분이 지난 뒤 다시 문자를 본 것을 단순히 실수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폴더 각도 역시 카메라 기자들이 앵글에 잡기 좋은 각도다. 게다가 그는 이미 비슷한 일로 구설에 휘말렸던 전력도 있다. 과거 국감장에서 비키니 여성 사진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사진기자에게 포착돼 곤욕을 치른 일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문자 노출은 의도된 실수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당내에선 이런 ‘권성동 원톱체제’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는 권 직무대행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권성동은 할 줄 아는 게 '실수', '사과' 밖에 없다. 그만 사퇴해라. 자격 없다"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당원은 "국민의힘 X맨으로 항상 분란을 자초하는 무능하고 답답한 권성동 out!"이라고 적었다. 이 밖에 "한두 번도 아니고 무능의 극치, 권성동 당장 사퇴하라", "이준석 대표보다 더 나쁜 인간이 권성동", "보는 우리가 조마조마하다"라는 등 권 직무대행을 비판하는 글이 상당수다.


이런 상황에서 ‘권성동 원톱체제’를 유지하는 건 의미 없다. 당원들의 화만 북돋을 뿐이다.


그런데도 당내에선 일단 ‘지켜보자’라는 것이 대체적인 기류라고 한다.


권 대표 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엄지척’을 주고받을 만큼 막역한 관계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권성동 대행이 의도적으로 윤 대통령과의 대화를 노출한 것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안 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자신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그로 인해 윤 대통령이 입을 타격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그의 태도는 ‘원톱’은 고사하고 원내대표 자격도 없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권성동 대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국민의힘은 희망이 없다. 그만한 대안조차 없는 집권당이라면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그런데도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권성동 대행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를 하면 당 대표가 되더라도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게 이유라면 옳지 않다. 사심을 버리고 당을 위하는 마음으로 조기 전대를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조기 전대가 부담이라면 당 밖의 인재를 영입해 비대위 체제를 꾸리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야당과도 대화가 가능한 인재를 영입해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잘 관리하기만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할 것 아니겠는가.


그마저도 힘들면, 차라리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행직을 사퇴하고 차순위인 조수진 최고위원 대행 체제로 가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쨌거나 국민의힘 시간표를 자신의 시간표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원톱’ 자리를 꿰차고 앉은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권성동 체제를 끝내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게 집권당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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