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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울릉도를 찾아 당원들과 만나는 등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이후 전국을 돌면서 지지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여론몰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그의 행보가 흥밋거리를 찾는 기자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다. 이준석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집권당 관련 뉴스의 상당수를 차지하게 되고, 그로 인해 국민의힘은 아예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이 대표는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들의 집단 반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선 입도 벙긋 않는다. 비록 당원권 정지 상태이긴 하지만, 당 대표는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한 만큼 그는 엄연히 당 대표이다.
사실 이런 해석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신이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꿰차고 앉아 ‘원톱’이 되려는 욕심 때문에 나온 것이지 정치적으로 해석하자면 ‘궐위’가 맞다.
어쨌거나 당 대표에 대해선 ‘사고’라는 해석이 나온 만큼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지 이준석의 임무를 대행하는 ‘직무대행’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유유자적하게 팔도유람하듯 전국을 돌면서 지지층들을 모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여론몰이에 나설 뿐, 윤석열 대통령이나 집권 여당에 힘이 되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되레 윤핵관을 공격하는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내리는 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마치 ‘내가 없으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락한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을 수 있는 링크를 공유하며 전국에 있는 당원들과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하고는 곧바로 제주, 목포, 광주, 순천, 창원, 진주, 부산 춘천, 충주 등 호남과 강원, 충청 지역 일대를 돌며 ‘장외 여론몰이’에 나섰다.
지난 22일에는 전남 진도에서 열린 지역상권 활성화 버스킹 행사장에서 트로트 곡 ‘무조건’을 불렀고, 지난 24일에는 포항의 한 치킨집에서 지지자 100여 명과 ‘번개 모임’을 하기도 했다.
6개월 후에 당 대표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자신의 지지층에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인 경찰의 집단발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탄핵‘ 발언 등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러니 당내에서 ”당이 합심해 윤석열 정부를 도와도 시원찮을 판에 당 대표가 전국 유람이나 하고 있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TBS교통방송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이준석 당대표는 지금 팔도유람하듯이 다니고 있다"라며 "이렇게 한가하게 보이는 여당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나경원 전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지금은 조금 더 자숙하는 모습이 좋지 않을까"라며 "저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이 대표 행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동안 이른바 윤핵관 지역(장제원 의원의 부산, 권성동 원내대표의 강원)과 국민의힘 기반이 약한 호남권을 돌았던 이 대표는 포항을 시작으로 울릉도까지 넘어가, 보수 텃밭인 TK(대구 경북)까지 여론몰이 대상지로 삼았다.
자신에 대한 성 상납 의혹과 그에 따른 증거인멸교사혐의에 대한 반성이나 해명은 전혀 없다.
추악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정당한 징계를 ’윤핵관‘이라는 기이한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그들과의 갈등 탓으로 돌리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를 갉아먹는 기생충 노릇만 하는 셈이다.
이런 상태를 그대로 두어선 안 된다. 이준석 대표에게 ‘6개월 후 복귀’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보낸 ‘권성동 원톱 직무대행’ 체제를 끝내야 한다. 그래야 여당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고, 윤석열 정부에게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강물을 흐린다는 속담처럼 이준석 대표의 여론몰이 행보가 국민의힘은 물론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흐리는 지금이야말로 이준석 대표를 솎아내야 할 시점이다. 조기 전당대회를 하거나 그것이 곤란하다면 국민통합에 합당한 당 밖의 인사를 삼고초려(三顧草廬)해서라도 모셔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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