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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궁핍 코스프레’를 하다가 60억 원 상당의 코인을 숨겨두었던 자산가라는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스로 매를 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초리로 맞을 걸 해명한답시고 앞뒤가 안 맞는 말을 늘어놓아 몽둥이로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60억 코인 투자'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의원이 계좌 이체 내역 등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되레 관련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우선 당장 라면만 먹고 살 정도로 궁핍해 “한 푼 줍쇼”라면서 구걸하듯 후원금을 모금했던 그가 코인 투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코인 하락장에서 현금화가 아닌 거래소 이체 배경은 무엇인지, 위믹스 코인 매매 시점은 언제이고 실제 수익은 얼마인지 등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숱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황당한 해명은 의혹을 더욱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주문해 약 9억8574만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2020년 말 기준 김 의원 재산 내역에는 LG디스플레이 주식 9억4002만원과 예금 1억4769만 원이 포함돼 있다. 그의 해명이 공직자 재산 등록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2월 중순경 □□에서 △△(으)로 가상화폐를 이체했고, 가상화폐가 계속 폭락을 거듭하자 더 보유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에서 일부를 OO(으)로 이체했다"라고 해명했다. 한마디로 코인을 보유하면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리고도 현금화하지 않고, 다른 코인 거래소로 본인의 코인을 옮겼다는 것인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코인을 보유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으면 그걸 현금화하거나 주식으로 투자를 전환하는 등의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지 다른 코인으로 바꿨다는 건 누가 봐도 엉터리 해명이다.
김남국 의원이 ‘본인이 현금으로 찾은 거는 440만 원밖에 없었다’라는 해명은 더욱 황당하다.
이번 사건이 왜 알려지게 되었는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의심 거래 보고(STR)' 제도가 있었기에 이번 사건이 알려진 것 아닌가.
최근 FIU는 김 의원의 지난해 초 가상자산 지갑 거래를 '이상 거래'로 분류, 검찰에 통보하고 관련 자료를 넘겼다. 김 의원 지갑에서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위믹스 80만 개(최대 60억원)'가 오고 간 거래를 '비정상적'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FIU는 지난 2021년 설립된 금융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검은돈'의 출처를 밝히는 등 의심스러운 금융 거래를 적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들은 STR에 따라 자금세탁행위 등 불법 금융 거래가 의심되는 경우를 FIU에 즉각 보고해야 한다. 지난 2018년부터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보고하게 돼 있다. 은행을 피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쳐 불법 자금을 빼돌리려 해도 STR에서 전부 다 걸린다는 의미다. 김 의원의 해명처럼 달랑 440만 원만 인출 했다면, 은행이나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이상 거래로 보고 FIU에 보고할 리 만무하다.
김 의원의 계좌에 대해 은행이나 거래소가 왜 이상 거래로 탐지했을까. 적어도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게 상식이다.
국민의 일반 상식에 어긋나는 도덕적 파탄을 저질러놓고도 뻔뻔하게 이처럼 앞뒤가 안 맞는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으니, 김 의원과 같은 민주당 의원들도 불같이 화를 내는 것 아니겠는가.
실제로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오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라며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도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저 친구가 저렇게 돈이 많았나?”라며 혀를 찼다.
한 정당 울타리에서 한솥밥을 먹는 식구도 이처럼 등을 돌리는 형국이라면 김남국 의원은 이제 그 정치 생명을 다한 것이다. 스스로 매를 버는 김남국 의원이 스스로 초래한 일이니 누구를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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