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분 섭취 절반으로...세계콩팥의 날에 되새기는 경고

최성일 기자 / look7780@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3-10 13:26:0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하루 소금 섭취 5~6g 미만 줄여야
거품 소변 신호탄, 조기 검진 필수

콩팥(신장)은 갈비뼈 아래 등쪽 좌우에 하나씩 있다. 강낭콩 모양의 어른 주먹만한 크기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고도의 필터링 시스템을 갖춘 일종의 몸속 정수기이자 노폐물 여과 장치다. 살면서 쌓이는 독소를 매일 분리 수거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콩팥은 기능의 절반 이상이 손상될 때까지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이른바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이유다.


오는 12일은 ‘세계 콩팥의 날’. 전 세계적으로 콩팥 질환자들이 급증하자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콩팥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6년 제정했다.


콩팥은 단순히 소변을 만드는 장기가 아니다.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거대한 화학공장이다. 우선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한다.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나트륨, 칼륨 등), 산염기 균형을 정밀하게 조절한다.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하며 적혈구 생성을 돕고 비타민 D를 활성화해 뼈 건강을 지키는 역할까지 한다. 이 때문에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 단순히 소변의 문제가 아니라 빈혈, 골다공증, 고혈압 등 전신적인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은 콩팥 손상이나 기능 감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평소 자신이 만성콩팥병에 걸렸는지 아는 사람은 10%밖에 안 된다는 통계도 있다. 몸이 붓거나 식욕 감퇴, 구토 및 구역질, 거품 소변 같은 증상이 나타나 뒤늦게 알게 된다. 이땐 이미 콩팥 기능이 크게 손상돼 투석이나 이식을 해야 한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말기콩팥병 환자의 원인은 46%가 당뇨병이다. 다음으로 고혈압(22%) 사구체신염(11%) 순이다. 최근에는 비만 인구 증가와 더불어 약물 과다 복용이나 조영제를 사용하는 검사가 늘어나면서 콩팥 손상을 입는 환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만성사구체염, 다낭성콩팥병, 요로 폐쇄 등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다행히 최근에는 당뇨성 콩팥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다양한 신약이 개발돼 치료 선택지가 넓어졌다.


만성콩팥병의 치료는 이미 손상된 기능의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현재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악화 속도를 지연시키는 데 있다. 이와 함께 신장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빈혈, 전해질 불균형, 요독증 등 합병증에 대한 적극적인 병행 치료가 필수적이다.


콩팥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치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혈압 조절이 핵심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수축기 혈압을 130~140mmHg 이하로 유지하면 질환의 진행을 유의미하게 늦출 수 있다.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우선 싱겁게 먹어야 한다. 한국인의 하루 염분 섭취량은 15~20g으로 많은 편이다. 콩팥질환자는 하루 소금 섭취를 5~6g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진료 중 환자들이 흔히 오해하고 있는 게 단백질에 관한 것이다. 적당한 단백질은 근육 형성과 면역 시스템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단지 근육을 키우기 위해 섭취하는 과도한 단백질파우더는 콩팥 기능을 감소시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다. 콩팔이 나쁜 사람에게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이곳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콩팥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이다. 걷기,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큰 근육을 리듬 있게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1, 2회 정도는 반드시 신장 기능 검사(사구체여과율, 단백뇨 측정)를 받아야 한다. 조기 진단이 콩팥을 지키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