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이준석의 ‘피해자 코스프레’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8-23 13: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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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피해자 코스프레’가 역겹기 그지없다.


자신이 저지른 추악한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되레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뻔뻔함 탓이다.


실제로 최강욱 의원은 이른바 ‘채널A 사건’의 가해자로서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1심에서 최 의원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최 의원은 이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채널A’ 사건이란 게 뭔가.


최 의원은 작년 4월 자기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 의원은 이 글에서 당시 채널A 이 모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등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한 셈이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을 받은 '채널A 사건'으로 2년간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도 최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한동훈 장관에게 "(한 장관은) 본인은 피해자라 주장하지만 내가 더 피해자라고 보는 견해가 많지 않나"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나섰다.


심지어 그는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쯤 되면 무슨 개인적인 원한, 감정이 있거나 정권 차원의 무슨 주문이 있거나 하는 것이 아닌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라며 마치 정권 차원에서 자신을 엮어 억울한 죄인을 만드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 의원이 가해자로 기소됐는데 피해자로 보는 견해가 많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겠는가.


여당의 최강욱 의원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정치인이 여당에도 있다.


바로 이준석 전 대표다.


그는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의 핵심 측근인 김철근을 한밤중에 은밀하게 대전으로 내려보내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7억 투자각서를 써주고 ‘성 상납은 없었다’라는 가짜 확인서를 받아 오도록 교사한 혐의 등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런데도 자신이 저지른 추악한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이것을 마치 정권과의 불화, 정치적 박해로 인한 것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을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 검투사 ‘막시무스’에 비유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에 빗대는 것으로 극단적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도 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로마 장군 ‘막시무스’의 복수극이다. 막시무스는 ‘코모두스’에 의해 가족을 잃고 검투사가 돼 복수에 성공한다.


이처럼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온갖 거짓으로 포장하며 정작 자신의 추악한 행위에 대한 논란은 교묘하게 비껴가고 있는 게 이준석 전 대표의 추악한 실체이다.


그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이 받은 타격은 상당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하거나 ‘녹슨 수도꼭지’ 등으로 비유하면서 공격하는 것으로 자신을 향한 윤리위의 징계를 ‘박해’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데 일정 정도 성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추락하고 국민의힘 정당지지율도 동반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피해자 코스프레’가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거짓 피해자 코스프레에 속아 맹목적으로 그를 추종하거나 동정하던 청년들도 그의 실체를 파악하고 돌아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강욱 의원과 이준석 대표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원히 진실을 감출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당신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다. 허위 사실로 한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가해자이고, 자신의 행위로 당을 어려움에 빠트린 가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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