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고립무원’ 자초했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1-21 13: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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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화려한 개인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게 정치력이다.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 투쟁에 당 안팎의 보수 인사들이 잇따라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다.


당내 주류 인사는 물론 개혁보수 성향의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김태흠 충남지사 등이 단식 농성장을 직접 찾아와 장 대표의 손을 잡고 격려했다.


장 대표의 노선에 비판적이던 당내 소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단식 중인 장 대표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어떠한 언행도 중단돼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사실상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과 장동혁 대표의 단식을 연결하려는 당내 친한계의 음모를 비판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성태 전 원내대표, 박형준 부산시장도 힘을 보탰다.


당 밖에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1일 장 대표 단식 농성장을 찾아가 그의 손을 맞잡았다. 이준석 대표는 애초 예정된 해외 일정을 축소하고 귀국을 앞당겨 이날 귀국해 장 대표를 찾아간 것이다.


장 대표의 단식이 개혁 성향의 보수 인사들 마음마저 움직이는 기적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사실 장 대표가 ‘이기는 변화’를 내세우며 외연을 확대하겠다고 말할 때만 해도 당 안팎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계엄사태를 대하는 모습이나 ‘윤어게인’ 세력과의 관계가 너무나 어정쩡 했던 탓이다. 그런데 목숨을 건 단식 투쟁으로 이런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실제로 개혁보수 성향 인사들이 앞다퉈 그를 찾아가 격려하는 외연 확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의 앞에 나타나지 않는 당내 인사가 있다.


바로 한동훈 전 대표다.


친한계 인사들은 앞으로도 장 대표를 찾아가지 않을 것이고 입을 모은다.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논란 문제로 한 전 대표를 제명하도록 징계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현재 장 대표는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공천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 도입’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징계 문제와 연결해 장 대표의 단식을 외면하거나 폄훼하는 건 정치지도자가 취할 행동이 아니다.


설령 그것이 불쾌하더라도 일단 찾아가서 손을 잡고 격려하는 게 당인의 도리다.


필자가 여러 차례 한동훈 대표에게 달려가 장 대표의 손을 잡으라고 조언한 것은 그런 연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는 듣지 않았다.


단식은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내던지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 결기 앞에 사람이라면 모두가 겸손해야 한다. 특히 같은 정당에서 한솥밥을 먹는 식구라면 당연히 찾아가 응원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늦었다. 지금 찾아가더라도 당원들에게 감흥을 주기는 어렵게 됐다.


물론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 대표가 위험하다. 의사인 함익병 원장은 단식 중단을 권유할 게 아니라 당장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를 현장에서 진찰한 의료진은 "혈압이 정상보다 많이 떨어져 있어 쇼크 가능성이 있다. 당장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는 소견을 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박수영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조언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박 의원은 한 전 대표에게 "'장 대표는 그동안 단식을 너무 해서 몸이 안 좋아졌으니 이제는 병원으로 가시라 내가 이어서 하겠다'하는 결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다.


공은 이미 넘어갔다. 한 전 대표는 이미 고립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를 차버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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