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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술(詐術·속임수)에 능한 자들이 그렇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본질을 흐리는 데에는 탁월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정직하지 못한 사술(詐術)로는 국민의 눈을 오래 가릴 수 없다. 되레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얻을지 몰라도 말장난의 실체가 드러나면 속았다고 느낀 국민의 분노가 폭발해 더욱 강하게 단죄(斷罪)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의원은 배우자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7만 8000원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교묘하게 본질을 호도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김혜경 씨의 경찰 조사 전 페이스북을 통해 “김혜경 씨는 오늘 오후 2시경 경기남부경찰청에 이른바 ‘7만8000원 사건’ 등 법인카드 관련 조사를 위해 출석한다”라고 공지했다.
마치 “고작 7만 8000원 갖고 수사를 하느냐”라면서 ‘정치보복’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7만 8000원 사건’이라는 기발한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이 의원이 언급한 7만8000원은 선거 기간 중 3인 식대를 결제한 사건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액수에 상관없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가볍지 않은 범법행위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재명 의원이 언급한 ‘7만8000원’은 김혜경 씨의 무수히 많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 혐의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으로 ‘한 조각’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실제 김혜경 씨와 관련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들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대략 소고기 구매 의혹, 30인분 샌드위치 구입 의혹, 카드 바꿔치기 결제 의혹, 법인카드 쪼개기 의혹, ‘한우 카드깡’ 의혹, 경기도청 5개 부서 예산 동원 의혹, 이 의원 자택 앞 복집 318만원 결제 의혹 등등 부지기수다.
이 모든 의혹을 간단하게 ‘7만 8000원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본질을 호도하는 그의 탁월한 말장난에 고개가 절로 흔들어질 정도다.
그런데도 사건의 실체를 잘 모르는 일부 국민은 ‘고작 7만 8000원 갖고 너무한다’라며 그의 사술(詐術)에 놀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현실이다. 개중에는 교묘한 말장난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 편이니까 무조건 편들어 주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시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결국 사건의 실체는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 의원의 발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고, 나중에는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야말로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말장난에 있어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치인이다,
그는 자신의 잘못된 행위, 그것도 성 상납 사실을 은폐하려고 측근을 한밤중에 은밀하게 대전으로 내려보내 ‘7억원 투자각서’ 까지 써주면서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추잡한 혐의로 인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의 행위에 비하면 그가 받은 징계는 누가 봐도 과하지 않다. 그런데도 그는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마치 자신이 그들에게 탄압을 받아 그렇게 된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그것도 약발이 다했는지 급기야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놓고 저격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절대자’라고 칭하며 1980년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신군부에 빗대기도 했다. 마치 자신이 신군부에 의해 탄압받는 민주화 투사인양 행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추악한 실체가 드러날 날도 머지않았다. 이미 성 상납 의혹과 증거 인멸 교사혐의 등에 대해선 상당한 수사가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의 그동안의 모든 발언은 말장난이었다는 게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고, 그는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이재명 의원처럼 ‘양치기 소년’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준석 대표가 이 같은 행동을 하는 데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책임이 큰 만큼, 권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준석 대표의 막가파식 행동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런 지경에 이르게 만든 권성동 원내대표의 ‘탐욕’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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