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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출신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이제 여야가 바뀌니 서로의 입장도 바뀐다"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얼핏 들으면 공명정대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아니다. 김웅이 틀렸다.
새로운보수당은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하태경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하는 바른정당파가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하자 탈당해 만든 정당으로 유승민은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통합을 앞둔 상태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김웅을 영입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김웅은 뼛속까지도 유승민 사람인 셈이다.
그런 김웅이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년 전 우리 당 의원 과반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했다"라며 "야당일 때는 위험하지만 여당이 되면 위험하지 않다. 그게 과학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년 전에 위험했으면 지금도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김웅은 당원들의 ‘내부 폭탄 던지기’라는 반발을 의식해 문재인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동조했다는 점을 동시에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21년 4월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IAEA 기준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했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후쿠시마 오염수는 일본의 주권적 영토에서 이뤄지는 사안"이라고 말했다는 것.
하지만 민주당이 돌아선 것에 대한 비판은 곁다리이고, 비판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여권이다.
실제로 김웅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주도지사 시절이던 2020년 10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와 대한민국은 단 한 방울의 후쿠시마 오염수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발언한 사실을 ‘콕’ 집어냈다.
그러면서 김웅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것이 비과학적 괴담 유포라면, 그럼 2년 전 우리는 비과학적이었는가"라며 "그렇다면 '괴담 유포자'는 바로 우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이 과학이라면 그럼 2년 전의 '괴담유포 행위'에 대해 먼저 사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2년 전과 비교해 우리가 과학적이게 된 이유와 근거는 무엇이냐"고 거듭 되물었다.
한마디로 2년 전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 현 여권의 잘못이 크다는 것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 논리는 없다.
2년 전에 당시 야당, 그러니까 현 여권의 반대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유엔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라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IAEA가 전날 공개한 최종보고서는 “현재 도쿄전력이 계획하고 평가한 바와 같이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정부 명칭)를 통제하고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염수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IAEA는 “처리수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의 결과는 국제 안전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2년 전에 막연한 공포심 때문에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던 여권 인사들도 이제 과학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라는 결론이 나온 만큼 생각이 바뀌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그건 나무랄 것이 못 된다.
오히려 "IAEA 기준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했던 당시 여권인 지금의 야당이 “안전하다”라는 IAEA 최종보고서가 나왔음에도 반대를 고집하는 걸 더 강하게 질책했어야 옳았다.
그런 차원에서 김웅 의원이 "이제 여야가 바뀌니 서로의 입장도 바뀐다"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것은 옳지 않다. 아니 매우 기괴하다.
김웅 의원의 발언은 광우병 괴담 당시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라고 큰소리치던 어느 여배우나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과 관련해 “차라리 동을 먹겠다”라고 했던 어느 야당 정치인보다도 더 우스꽝스럽고 기괴하다.
그저 유승민 전 의원처럼 여권을 때리고 보자는 심보가 작동한 것이라면 실책이다.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공천은 물 건너갔거나, 아니면 고향인 전남 순천으로 내려가야 그나마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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