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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한 것을 두고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4일 "양아치 정치"라고 비판했다.
박 전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저분(추 전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게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정책위의장은 추 전 장관의 폭로에 대해 "결국 정치를 재개하려면 본인한테 드리워져 있는 멍에, '윤 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이라는 걸 벗어야 하고, 그러려면 그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려야 하는데 그 책임을 문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로 돌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표현까지 쓰고 싶지 않지만, 양아치 정치”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전 의장의 ‘양아치 정치’라는 표현은 결코, 과하지 않다.
사실 추미애 전 장관에게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표현도 없을 것이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요구에도) 사직을 거부했고 사직서를 쓸 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 TV’ 출연에 이어 과거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났던 배경에 문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2020년 12월 16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의결이 새벽에 이뤄지고 아침에 출근 직후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달라고 전화를 받았으나 명확하게 거절했다”라며 “오후에 제가 (청와대로) 들고 간 징계 의결서가 대통령 서명으로 집행된 직후 바로 대통령의 ‘물러나 달라’는 말씀으로 제 거취는 그 순간 임명권자가 해임한 것이므로 저의 사직서가 필요 없어져 버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녁때까지 청와대는 사직서를 내라고 촉구했으나 따를 수가 없었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정치적으로 재기하려고 그러는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라며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고 하지만 자기를 장관에 앉혀준 대통령까지 불쏘시개로 써가면서 자기 장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그가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하고 나선 이유는 명백하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게 줄을 섰다는 신호다.
앞서 추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면서 “탄핵 사유는 줄여도 책을 만들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정치가 박원석 전 의장이 말하는 ‘양아치 정치’라면 여당에도 그런 정치인이 있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유승민 전 의원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대통령을 끊임없이 저격하면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사사건건 트집이다.
사교육 카르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에 대해선 민주당과 한통속이라도 되는 듯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박근혜 탄핵 전야를 방불케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민주당과 합작하여 끌어 내린 것이 과연 옳았을까?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의 중요한 계기가 된 최순실(최서원) 태블릿PC 조작설이 새삼 불거져 나온 요즘, 탄핵은 부당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보수 진영의 원망과 분노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모면하기 위해 추미애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격하듯이 유승민은 윤석열 대통령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니 ‘양아치 정치’라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
그런데 추미애 전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기대하기 어렵듯, 유승민 전 의원 역시 국민의힘 공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서울 노원구에 자신의 지역구라도 있지만 유 전 의원은 갈 곳이 없다. 자신의 원래 지역구인 대구에 내려갔다가는 당장 돌팔매를 맞을까 두려워 갈 수가 없다.
자기 정치를 위해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추미애-유승민식 ‘양아치 정치’의 비참한 종말이다. 사필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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