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미군 사칭 '로맨스 스캠' 일당 적발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2-21 14: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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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기단 13명 구속 송치
19억 가로채··· 피해자 30명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로맨스 스캠'으로 30명의 피해자에게 총 19억원을 가로챈 국제사기단이 검찰에 구속 송치 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는 SNS로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나이지리아 국적 해외총책 A(39)씨 등 13명을 차례로 검거해 모두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로맨스 스캠’은 SNS로 쌓은 친분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방식으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타입을 연기해 신뢰와 유대감을 쌓으며 사랑에 빠지게 한 후,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요구한다.

경찰에 따르면 2022년 11월부터 1년간 의사·기업가·시리아에 파견된 미군을 사칭해 출장 중 사고가 났다거나 밀린 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로 돈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이들에게 속아 돈을 보낸 피해자는 총 30명으로 총 피해액은 18억5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명당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3억원 이상을 보낸 것.

2021년 3월 국내에서 로맨스 스캠 국제조직원이 활동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022년 26명을 검거한 데 이어 올해 13명을 추가로 붙잡아 피해금 6700만원을 회수했다.

이 조직은 나이지리아·앙골라·기니 등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구성됐으며, 피해자와 연락하는 해외총책, 지시를 받아 국내 조직원을 관리하는 국내총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으로 구성된 점조직 형태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주로 경기 동두천시와 안산시에서 활동했으며 관광 비자로 국내에 입국한 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포통장과 해외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고, 피해금 인출 후 SNS 대화내역을 삭제하고 인출할 때 입었던 옷도 폐기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지만, 경찰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국내 인출책을 붙잡은 뒤 피의자 신문과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범 1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된 해외총책 A씨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여죄를 계속 확인하는 한편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로맨스 스캠 조직원을 검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 피해 예방을 위해 SNS에 지나치게 자세한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금품을 요구할 경우 경찰에 신고하거나 범죄 관련성을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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