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사태 수습 나선 최태원…"그룹 전반 보안 강화 총력"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5-07 1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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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정보 유출과 관련해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태와 관련해 결국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나서 그룹사 전반에 대한 보안 강화카드를 내놓으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최태원 회장이 해킹 사고 이후 19일 만에 직접 나서 고개를 숙이며 사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일파만파로 확산 중인 파문이 진정국면에 들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 초래했다. SK그룹 대표해서 사과드린다"며 "고객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였고 앞으로도 존재하는 이유로,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 질문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해킹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하겠다며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보안 영역을 정보기술(IT)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보안 문제를 넘어 생명의 문제라고 보고 임하겠다."며 "그룹 전반이 나서서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이라고 생각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방 상황을 짜고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한 상황이고 생명을 다룬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SK그룹 내 SK하이닉스 등 국가 전략 물자를 다루는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만큼 정보 유출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는 문제 인식을 갖고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해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이용자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현재 SKT 이사회가 논의 중이고 논의가 잘 돼서 좋은 해결방안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저는 이사회 멤버 아니라서 드릴 말씀이 여기까지다"라고 했다.

 

최 회장은 사고 이후 소통 미흡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한다. 고객뿐 아니라 국회, 정부 기관 등 많은 곳에서의 질책이 마땅하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수펙스 추구 협의회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안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그룹사 보안 수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펙스 추구 협의회는 SK그룹 관계자가 모여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협의기구다.

 

최 회장은 "이런 위원회는 주로 수펙스 협의회에 구성하도록 돼있다"며 "가능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설립 이후 최대 위기에 맞닥뜨린 SK텔레콤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 카드를 꺼내 들고 위기 돌파를 시도한 만큼 사태가 누그러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정확한 투자 규모 등은 아직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어느 계열사가 위원회를 주도할지와 함께 향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중요한 국가 인프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위원회를 설치해서 최고 한도로 보안 수준을 높여 고객을 안심시키고 국가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지금 갑자기 투자 계획을 변경하는 계획은 없지만 안전성 보호 조치를 우선으로 하고 AI 투자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에 대해서도 당장 주주가치 방안을 발표할 수는 없지만 기업 가치를 올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오후 11시께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별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초반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만을 권장하던 SK텔레콤은 늑장 신고와 문자 발송 지연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지난달 25일 유심 무상 교체를 전격 결정했다.

 

이후 유심을 신규 가입에 쓰지 말고 교체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지적이 제기되자 이달 5일부터는 신규 가입도 전면 중단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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