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만취객을 끌고 가 지문 인식으로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한 뒤 계좌 이체를 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장 모(32)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사기 등 전과 17범으로, 2022년 7월~올해 6월 강남·서초·송파 등 유흥가 일대에서 취객을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5500만원을 빼앗은 혐의(강도·절도·공갈·컴퓨터등사용사기 등)를 받는다.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행인을 부축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데려간 뒤 범행을 저질렀으며, 통장에 있는 돈 뿐만이 아니라 대출까지 받아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장씨는 피해자들이 술에 취해 범행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 전화를 걸거나 집까지 찾아가 ‘차량에 토했는데 기억하느냐’, ‘임신한 아내를 쳐서 넘어뜨렸다’라고 거짓말로 협박, 돈을 더 뜯어내기도 했다.
범행 당시 자신이 오히려 피해를 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왜 때리느냐’고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피해자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 6월27일에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취 남성을 뒤따라가 ‘헤드록’을 거는 등 폭행한 뒤 같은 수법으로 1000만원을 이체받아 가로챘다.
경찰은 비슷한 사건들을 접수해 수사하던 중 해당 범죄 관련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범인을 특정해 지난 6월30일 강남구 선릉역 인근 거리에서 장씨를 체포했다.
현재 장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취객 상대 범행이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해 야간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며 “건전한 음주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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