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영웅·日신성의 한바탕 활극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04 17:30:0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와사비 : 레옹파트 2 최근 개봉된 ‘와사비: 레옹 파트 2’의 제목에서 고독한 킬러와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느와르 ‘레옹’의 비장한 분위기를 떠올릴 사람이 많겠다.

당시 감독 뤽 베송이 제작자로 나선 데다가 타이틀롤을 맡았던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했던 마틸다의 자리에는 일본의 신성(新星) 히로스에 료코가 들어왔다. 제작진 명단에 뤽 베송과 단짝으로 활동해온 음악감독 에릭 세라의 이름도 보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내용이나 분위기에서 ‘레옹’과 전혀 연관이 없는 코믹 액션이다. 원제도 고추냉이로 만든 일본식 양념을 뜻하는 ‘와사비(Wasabi)’. 수입사가 ‘레옹’의 후광을 기대하며 제목에 ‘레옹 2’란 말을 끼워 넣으며 원제는 포스터나 전단에 엷은 색깔의 작은 글씨로 달아놓았다.

파리의 강력계 형사 위베르(장 르노)는 ‘다이 하드’의 매클레인 형사(브루스 윌리스)처럼 유능하면서도 다혈질이어서 늘 말썽을 빚는 인물. 뜻하지 않게 휴가가 생긴 위베르에게 일본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19년 전 사랑을 나눴던 여인 미코가 심장마비로 숨졌으니 유품을 찾아가라는 것이다. 곧바로 도쿄로 날아간 위베르는 미코와 자신과의 사랑의 결실인 소녀 유미(히로스에 료코)를 만난다. 위베르는 현지 요원 모모(미셸 뮐러)와 함께 야쿠자의 위협으로부터 유리와 거액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활약을 펼친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택시 2’와 ‘택시 3’를 연출하며 뤽 베송의 후계자로 꼽히는 제라르 크라브지크. 프랑스의 영웅이 동양의 신세대 스타와 짝을 이뤄 이국적인 풍광을 무대로 한바탕 활극을 펼친다는 이야기가 유럽 관객에게는 흥미로울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