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7-03 20: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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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잔은 조용한 도시 기차역 ‘한산’ 아주 조용한 도시다. 하루이틀 묶으며 지나간 옛 시절의 사랑의 추억을 더듬어 보자.

두산베와 호잔에 4박 5일 여행하는 동안 지금껏 사용한 110달러 중 54달러가 호텔비로 나갔고 두산베에서 호잔까지 오는데 17달러 그리고 12달러는 타직크스탄의 화폐인 써머니와 디람을 기념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남아있는 경비가 5달러이고 먹고 마시고 돌아다니는데 쓴 돈은 22달러에 불과했다.

내가 생각해도 짠돌이 여행을 지금 하고 있는 중이다.

시내에서 6~7km정도 떨어진 곳에 호잔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이 함께 있는데 우선 버스는 매일 오후 4시까지 버스가 타직크스탄 국경선인 베가밧과 카니바담까지 한시간에 한대씩 출발을 하며 버스비는 말도 안되게 싼 10써머니의 100분의 1단위라고만 했다.

여기서도 버스비 가지고 삥땅을 칠 모양인 것 같았다.

여기에서 걸어 채 5분도 안되는 기차역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일주일에 3번 화·목·토 새벽 0시 30분에 기차가 호잔역에 도착하며 기차역까지 오는 버스는 밤 21시에 막차라고 한다.

미리 와서 기다리던지 아니면 비싼 택시를 타고 와야된다며 기차요금은 여기서도 받지 않고 기차안에서 역무원이 끊어준다는데 이또한 신경 쓰이는 대목이었다.

요금도 타직크스탄 화폐로 받는 것이 아니고 우즈벡키스탄 화폐로 받는다는 것이다.

달러에 강세인 타직크스탄 써머니 대신 휴지조각 같은 우즈벡키스탄 숨으로 기차요금을 받는다니 이상한 제도다.

업무를 보는건지 아니면 마실나온 아줌마와 잡담을 하는건지 차 한잔 마시고 가라며 벽에 붙여놓은 구 소비에트 기차지도 가리키며 “어쩌다가 가장 맨 끄트머리까지 왔느냐”며 혹시 길을 잘못 들어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지 걱정 어린 눈빛이 역력했다.

오늘은 일요일인지라 1954년과 1964년에 세워진 판치산베 바자르와 쉐이크 마살 아드딘의 모스크와 메드레사를 함께 돌아봤다.

평일과는 쨉도 안되게 무수히 많은 이슬람 신도들이 예배를 보고 옆에 위치한 바자르에 들러 각종 빵과 고기, 과일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사람들에 치여 제대로 걷지도 못할 지경으로 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여서 센츄럴 아시아의 전형적인 바자르에 젖어 있다가는 소매치기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무언가 잘못을 했는지 2명의 경찰관한테 뒤로 수갑을 당한채 끌려가는 이슬람 청년을 목격했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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