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경비가 삼엄할 줄 알았는데 네 번의 검문소에서 단 한번의 간단한 여권검사가 전부였기에 좀 의아했다.
또 비슈켁을 한시간 정도 남겨놓고 아무 이유 없이 터널의 길목을 막아놓아 한시간 동안 추위에 바들바들 떨면서 산꼭대기에 자리 잡은 어린 소녀 세 명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보드카를 마시며 터널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터널의 총 책임자가 피곤해서 잠을 자기 때문에 터널을 막아놓았다는 것이었다.
하여튼 이유 같지 않은 이유가 통하는 곳이다.
길게 차들이 줄을 서고 있는 가운데 하필 점심때 먹은 기름끼 많은 밥이 화장실을 부르고 있는데 화장실이 있을 리 만무했다.
깜깜한 산꼭대기에서 전등을 켜들고 왔다갔다하는 내 모습을 아까부터 쳐다보던 조그마한 꼬마 아가씨가 컨테이너 박스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기에 추위도 피할 겸 들어갔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는 아주 깜찍한 3명의 아가씨가 험난한 산꼭대기에서 각종 음식과 음료수를 팔며 장사를 하고 있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바라보이는 자동차안의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선 채 모두들 잠에 떨어진 듯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터널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또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벌써 보드카를 마시며 추위를 달래고 있었다.
나 또한 따라주는 보드카를 서너잔 마시고 나니 아프던 배도 사라지는걸 보니 이미 나의 몸은 보드카에 물이 들어 있었다.
서울에서 온 나에게 새벽에 비슈켁에 도착하면 먹을 것이 없으니 요기를 좀 하고 가라며 계란후라이와 딱딱한 난을 내놓던 3명의 어린 꼬마 아가씨의 맑은 눈동자가 지금도 선하기만 하다.
오후 13시에 출발한 까닭에 죽이도록 아름다운 경치를 반나절 밖에 구경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다.
경치가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중간에 카라콜이나 톡토쿨에서 하루 머물며 쉬었다 가려고 했으나 좀 불안하다며 말리는 운전사의 말을 교훈 삼아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 내일이면 나를 기다린다는 생각에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오싹오싹 하도록 나무 한 그루 없는 메마른 산과는 반대로 나린강을 끼고 푸르게 생성된 작은 마을들은 조금의 어색함과 부족함 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나린강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양치기의 모습은 여기서도 빼놓을 수가 없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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