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TV에서 프로골퍼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물웅덩이로 내려가 공을 쳐올리는 감동의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여기서 우리 한국인들은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은근과 끈기’로 이겨나가는 우수한 민족임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는 왕성한 번식력과 끈질기고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8월 광복절이 다가오면, 길쭉한 가지마다 희고 연분홍색 종이꽃처럼 피어나는 이 꽃을 불교에서는 근화라고도 불렀다.
삼국시대 아사달에 얽힌 전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전부터 우리 민족과는 인연이 있는 듯 싶다.
‘백단심계 한얼단심’ 이라든가 또는 애국가의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구절처럼 36년동안 나라 잃은 겨레의 슬픔을 이 꽃으로 달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한민족의 가슴속에 왕성하게 피던 무궁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언제부턴가 화려한 꽃만 찾는 사람들 때문에 일정 때 위안부 할머니같은 슬픈 꽃으로 전락하였고 유실수처럼 경제수목도 아니기에 식목일에도 외면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우리 민족이 외적들에게 침입을 많이 받아서인지 유별나게 무궁화에는 진딧물 등 벌레가 많이 끼어 불결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한민족과 겨레에 대한 애국심은 땅에 떨어져 태극기에 대한 감격어린 광경은 쉽게 잊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습성을 이 꽃에서도 보는 듯하다.
한때는 개나리나 진달래 등으로 국화를 바꾸자는 얘기도 있었으나 오랜 나라의 상징을 함부로 바꾸는 것도 어불성설인 듯 싶다.
춘 사월 훈풍속에 흐드러지게 피어 춘객을 유혹하는 저 요염한 벚꽃 축제가 해마다 곳곳에서 열리면서도 유독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 축제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매년 식목일이면 거리공원이나 마을마다 왕벚꽃나무를 심는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무궁화를 심는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이제 우리도 이 나라의 국화요 이 겨레의 상징인 무궁화를 사랑해야 한다.
일제 암혹같은 시대에도 꿋꿋이 견뎌왔던 강인한 우리 민족성을 닮은 무궁화를 더 이상 천대해서는 안된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에 이 나라 국화인 무궁화가 오곡백화 만발하듯이 피어나도록 심고 가꿔야 한다.
그리하여, 한민족의 염원이었던 광복절을 맞는 기쁨으로 8월 중순경 한반도 금수강산에 무궁화 잔치를 벌려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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