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만남과 헤어짐의 경험을 마흔 가지 이별의 에피소드로 묶은 ‘슬픔의 냄새’는 이젠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만나지 않게 된 오래된 친구와 연인, 찰나와도 같이 스쳐 지나간 그러나 언제 어디서 다시 조우할지 모르는 익명의 존재와 공간, 시간, 사물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슬픔의 냄새’속에서 자신을 연인의 생일날 건넬 냉정한 이별의 말을 고르는 남자로, 자신의 서른 살을 위해 추억을 만들어 달라는 낯선 여자의 편지를 받는, 냉소가 깃든 우울한 매력을 지닌 제레미 아이언스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사련(邪戀)에 빠진 여자를 위해 연구개가 찢어지도록 배호의 ‘안녕’이란 노래를 부르는 이방인으로, 전 세계를 떠도는 인터뷰인을 만나기 위해 잔인한 속도로 파리와 뉴욕을 오가는 인터뷰어로,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 많았지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친근한 벗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간에 견주어 스러지지 않는 것이 없듯 모든 추억은 시들하게 무사한 일상 속에서 서서히 옅어지고, 더이상 이별의 상처 따위는 두렵지 않다는 냉담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이별의 순간을 만지작거리면서 문득 진심이라고 믿었던 순간의 거짓과 거짓이라고 믿었던 진심의 순간과 마주하게 되며, 그 순간들은 각각 슬픈 엽서를 들여다 볼 때처럼 일목요연한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뜨겁도록 쓸쓸한 이별의 아픔과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고독을 드러내는 위트등 희미한 뒷모습만 남기고 사라진 인연들의 아련한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슬픔의 냄새’는 저자뿐 아니라 숱한 이별의 나날을 반복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자신만의 잊혀지지 않는 헤어짐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며, 그것이 생의 어떤 의미인지 곱씹게 한다.
또한 독자들은 그저 내 이별의 하늘엔 잔별도 많구나, 하며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무미한 일상을 자조하는 삶이 진정 행복한지 자문하게 된다. ‘이별의 끝은 무엇과 닮았을까?’라는 기묘한 물음과 함께 이별을 하며 살아온 지난날을 회상토록 책을 엮었다.
이충걸 지음, 시공사刊, 312면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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