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탄으로 그린 ‘대나무 숲’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09 20: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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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서양화가 이재삼展 갤러리 도올서 29일까지 서양화가 이재삼씨는 10년 넘게 목탄이라는 재료에 매달려왔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이나 밑그림을 그릴때 사용되는 숯덩이 목탄을 본격적인 회화의 재료로 끌어올렸다. 부분적으로 먹을 쓰고, 목탄가루를 캔버스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기위해 작가가 고안한 접착제를 사용해 여러겹으로 밀착시킨 자신의 그림들을 이씨는 ‘묵탄화’라고 부른다.

그는 서울 팔판동 갤러리 도올에서 열리고있는 ‘이재삼-beyond forest’전에서 그동안 주제로 삼아왔던 인물이 아닌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걸린 10여점의 작품들은 흰 바탕에 검정색 목탄으로 잔가지들과 풀이 무수히 얽혀있는 거대한 숲을 세심하고 치밀하게 그려낸 작품들이다.

두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길이 8m의 대작 ‘저 너머(beyond forest)’는 경주 부근에서 잡초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조릿대 숲을 소재로 한 작품. 그 앞에 서면 바람결에 스치는 나뭇잎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림 왼쪽 하단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숨어있다.

조릿대 숲을 소재로 한 작품들 외에도 개나리, 포도등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작가는 “물감은 빛을 반사하지만 목탄은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고 말하고 “목탄의 검은색은 먹의 검은색보다 진한 ‘최대한의 블랙’으로, 깊이감을 나타내는데 효과적이다”고 지적했다.

근경, 중경, 원경으로 입체감을 나타내는 서양회화와는 달리 이씨의 그림은 언뜻 평면적으로 보이지만 검은색이 주는 깊이감으로 공간감이 살아난다. 전시는 29일까지.

문의 02-73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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