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미국 종교사가인 엘리아데의 종교문화연구를 국내 소개했으며 종교학을 개별 종교를 다루는 학문에서 문화비평의 한 장르로 정착시키는 등 인문학의 지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종교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특임교수로 있다.
저자 스스로 “수필도 아니고 산문도 아니고 비평도 아니고 논문도 아니며, 그야말로 잡글”이라고 깎아내린, 여러 해 동안 여기저기에 산만한 주제를 가지고 쓴 44편의 글편들을 엮었다.
이런 인색한 자평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사는 이야기, 늙음 이야기, 죽음 이야기, 종교 이야기, 잃어버린 언어에의 향수가 듬뿍 담겨있다.
그는 `치매사회’란 글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이제까지 우리가 어떻게 견뎌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렀는가 하는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심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고 걱정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맑은 정신으로 또박또박 역사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또 `어른이 되지 못하는 문화’란 글에서는 “어른은 스스로 서서 자기의 삶을 책임지는 주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른이 없습니다. 있는 것은 이미 있는 어른의 그늘에서 노랗게 키만 껑충한 가녀린 콩나물 같은 자식들입니다”며 어른 만드는 문화가 새삼 절실하다고 말한다.
`자서전을 씁시다’란 글을 통해서는 “노년을 자신의 속을 드러내 삶을 증언하는 일을 하며 보낼 때 삶의 무게는 훨씬 견디기 쉽게 가벼워질 것이며, 그것이 삶을 다듬는 마지막 손질이고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마지막 책무”라며 자서전을 쓰자고 제안한다.
`잃어버린 언어들’이란 글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자존심과 염치, 희생, 신비 등 몇 개의 언어를 통해 도덕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를 살펴보며 이런 용어들이 오염이 가신 냇물에 물고기들이 되돌아오듯이 우리 일상의 언어속에서 다시 호흡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잘못해도 떳떳해야 한다’는 도덕이 염치를 밀어낸 지 이미 오래입니다. 사람들은 벗는 것은 용기이고, 그것은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아름다움은 순수고, 그것은 교환가치가 매우 크다는 투의 누드 철학을 어디서나 어느 때나 활용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은 성격적 결함이라고 진단합니다. 저는 그러한 진단 자체가 얼마나 병적인가 하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염치없는 인간’이라는 꾸중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없었던 문화는 반드시 되살려야 합니다.”
책에는 이밖에 유년기 고백을 담은 글과 종교학자로서, 종교인으로서 우리사회의 종교현상을 비판하고 질책하는 글 등 저자의 삶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글들이 실려있다.
당대 刊.350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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