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 ‘양치기 소년’ 전락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1-08 19: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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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주제가 보도’ 또 허풍 소속사·미디어 합작 침소봉대 일삼은 탓


가수 비(25·사진)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주제가를 부른다는 최근 보도는 ‘허풍’이었다.

최근 대다수 연예매체는 ‘비가 올림픽 주최 측으로부터 응원가를 불러달라는 러브콜을 받았다’는 내용을 대서 특필했다. “월드스타로 도약중인 비가 올림픽에서 활약이 클 것”이라는 등 극심한 확대 해석도 남발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비의 소속사 제이튠 엔터테인먼트는 “북경 올림픽 주최 측으로부터 북경올림픽 주제가를 제안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과는 다르게 잘못 와전된 것 같다. 중국의 한 에이전시로부터 북경 올림픽의 주제가 후보 곡 중 한 곡의 녹음 작업을 제안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한국발 뉴스가 중국으로 전해지며 사태가 확산되자 스스로 꼬리를 내린 셈이다. 동시에 ‘비 용비어천가’를 불러대던 미디어도 머쓱해졌다.

한편 비의 ‘월드투어’ 파행 때도 양상은 비슷했다. 수익 몇 천억원이 예상된다는 언론 보도를 믿고 비에 투자한 사람들은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거짓말쟁이 미디어는 책임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적어도 기사 속의 비는 이미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최근 비가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 차기작을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할리우드 전체가 비를 캐스팅하고 싶어 안달이 난 듯 묘사했다. 브래드 피트나 키아누 리브스조차도 최대 규모 블록버스터 주연급으로 수차례 낙점되지는 못한다.

일부 미디어에 따르면, 비는 아시아 수준을 가뿐히 뛰어넘은 상태다. 중국이 자국에서 개최되는 사상 최초의 올림픽에서 자국 가수를 마다한 채 주제가를 부를 가수를 한국에서 찾을 정도다. 아시아에서 비를 모르는 이는 없으며, 국적을 떠나 모두들 비를 보고자 애원하고 있다. 할리우드도 병적으로 집착하는 스타가 바로 비다. 비는 음악과 영화를 정복한 최고 스타다. 1980년대 마이클 잭슨도 이보다는 위상이 못해 보인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비가 출연한 유일한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흥행에 실패했고, 일본에서 팔린 비의 음반은 1만장도 채 못된다. 미국에서는 공연 한 번 못해보고 돌아왔다.

앞으로 기대할만한 반전은 영화 ‘스피드 레이서’개봉 뿐이다. 유명한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하는 블록버스터에 비가 출연하는 것까지는 진실이다. 이를 통해 비가 월드스타가 되고, 할리우드에서 자리 잡는다는해석은 아직까지는 하이프(hype)다. 즉, 미디어가 뻥 튀기한 미검증 헛소문에 불과하다. 비의 영화 속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침소봉대를 일삼는 미디어 탓에 비는 ‘양치기 소년’이 돼가고 있다. 매체 몇 개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비 소속사가 자처한 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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