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타율 0.402… 만루홈런도 4개 때려
선두를 질주 중인 KIA 상승세의 중심에는 '돌아온 김상사' 김상현(29)이 있었다. '군산 토박이' 김상현은 지난 8일 고향 군산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뽑아내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 3득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의 8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이날 김상현은 1-0으로 앞선 1회 SK 선발 고효준으로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3회 2번째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 5회 3번째 타석에서 솔로 장외포를 가동하는 가공할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최근 김상현의 방망이는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다. 7월 한 달 타율 0.313, 7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김상현은 8월 들어 출장한 6경기에서 타율 0.520(25타수 13안타)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8월에 치른 6경기에서 홈런을 무려 6개나 쏟아냈고, 타점은 13개를 쓸어 담았다. 경기당 평균 1개의 아치와 2개 이상의 타점을 올렸다.
후반기 들어 김상현이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내자 KIA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KIA는 지난 3일 3타점을 올린 김상현의 활약을 앞세워 7년 만에 1위에 오른 뒤 승승장구하며 선두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김상현은 8일 5개의 타점을 쓸어 담아 시즌 타점을 86개로 늘리며 이 부문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위 이대호와의 격차는 4개 차이. 또 22개의 홈런을 날린 김상현은 홈런부문에서도 히어로즈의 브룸바(24홈런)에 이어 당당히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까닭에 그의 출전 경기수는 86경기. 이대호 등, 다른 경쟁자들 보다 작게는 10경기에서 최대 15경기 이상 출전이 적었지만 꼭 필요할때마다 한방씩 때려내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타점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김상현의 타점 본능이다. 김상현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0.402로 시즌 타율(0.298)보다 1할 이상이 높다. 특히, 올 시즌에만 벌써 4개의 만루 홈런을 터뜨려 '만루의 사나이'로 불리는 김상현의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한대화(현 삼성코치)와 오버랩된다.
시즌 전만 하더라고 김상현의 입지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전 소속팀 LG가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정성훈을 영입해 설 자리를 잃은 그는 외야 전향까지 고려해야 했고, 시즌 초반 제대로 출장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8년 만에 친정팀 KIA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은 주전 3루수 자리를 보장 받자 KIA 타선에 활력소를 불어넣으며 말 그대로 '굴러 들어온 복덩이'가 됐다.
8개 구단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타선 때문에 고전했던 KIA는 김상현의 가세로 타선의 짜임새가 몰라 보게 좋았졌다. 김상현의 가세는 KIA가 선두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데 큰 힘이 됐다.
프로데뷔 10년째. 늦깎이 선수 김상현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의 야구인생을 180도 바꿨다. "타이틀에 신경쓰기보다는 팀에 필요한 안타를 치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말 처럼 그가 팀을 7년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로 이끌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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