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가 한국 골프에 대해 연일 이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전날에 이어 18일(현지시간)에도 스포츠면 톱기사로 양용은의 우승과 관련한 소식을 실었다.
양용은이 환호하는 톱사진 밑으로 박세리 등 LPGA 한국인 스타 7명의 메이저대회 우승 장면을 게재하고 한국 골프가 PGA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훨씬 전부터 LPGA에서 기라성같은 스타들의 우승 릴레이가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타임스는 “골프 전문가들은 양용은의 승리에 인류가 처음 달에 착륙한 순간을 목격한 것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며 호들갑스럽게 운을 떼면서 “도대체 양용은이라는 한국 선수가 어떻게 타이거 우즈를 물리치고 아시안 최초의 메이저 타이틀을 딸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양용은의 승리는 홀로 이룬 것이 아니다. 닐 암스트롱이 달을 밟은 최초의 인간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 듯 양용은의 영광에도 1998년 스무살의 신인으로 LPGA에서 두 개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박세리의 노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17일 새벽 4시에 한국의 수백만 명 시청자들이 TV로 PGA 챔피언십을 지켜본 것처럼 1998년에도 한국인들은 박세리가 US오픈에서 20홀의 연장승부 끝에 제니 추아시리폰을 물리치고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박세리의 성공은 일종의 문화 혁명이었다. 한국인들은 앞다퉈 골프를 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골프는 엘리트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2008 브리티시 오픈 등 LPGA 4승을 따낸 루키 신지애도 어려운 가정 형편을 딛고 일어섰다.
양용은은 우승 인터뷰에서 “1998년 박세리가 LPGA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사람들이 테니스 라켓과 야구 배트 대신 골프 클럽을 잡은 것처럼 나의 승리가 한국 골프를 위해 또다른 영향을 주고 아시안도 꿈과 이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한국의 남성 골퍼들이 여성보다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이유 중의 하나로 병역 의무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모든 남성은 32세 이전에 최소 22개월 간의 병역 의무를 마쳐야 한다”면서 19살 때 골프를 시작, 20대 초반에 군복무를 한 양용은이 그만큼 골프를 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음을 전했다.
LPGA 국제개발서비스의 션 편씨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용은의 우승으로 한국인들은 골프가 세계 무대에서 한국 남성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많은 유망주들이 진지하게 골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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