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이 지휘한 KIA 타이거즈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2009 프로야구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언제부턴가 신출귀몰한 용병술로 '조갈량'이라는 별명을 얻는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 KIA 통합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조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승부에 결정타를 날리는 용병술을 부려 팀을 정규시즌 우승에 올려 놓았다.
이어 열린 한국시리즈에서도 조 감독은 3년 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SK를 침몰시키며 명실상부한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2008시즌 부임 첫해 조 감독은 주전 선수들이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용병 농사의 실패로 선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KIA 선수들 하나하나 꼼꼼히 파악한 올 시즌은 달랐다.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의 막강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과 시즌 초 LG에서 데려온 김상현의 눈부신 성장, 그리고 부임 2년째만 조범현식 야구가 선수단에 완벽하게 스며 들면서 KIA는 마침내 정상에 우뚝 섰다.
조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지난 2003시즌부터 SK 사령탑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조 감독은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로 팀을 인도했으나 현대 유니콘스의 높은 벽에 막혀 우승 우승트로피를 내주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조 감독은 호랑이 군단을 조련해 다시 정상에 도전했고, 꿈에 그리던 한국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2003년의 아픈 기억을 말끔히 씻어냈다.
또, 이번 시리즈 내내 화제거리였던 사제지간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조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은 고교시절부터 프로까지 9년 동안 감독-선수의 연을 맺었다. 또, 1996년 김 감독이 쌍방울을 맡았을 때 제자는 같은 팀 코치로 재직했다. 기간으로 따지면 13년 이상을 한솥밥을 먹었다.
이 때문에 이번 한국시리즈는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두 사령탑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무엇보다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제자 조 감독이 2년 연속 SK를 통합챔피언으로 이끈 '야신' 김성근 감독을 넘어 설수 있을지가 특히 관심을 끌었다.
결국, 조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7차전에서 극적인 9회말 역전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 스승을 넘어선 동시에 2009 프로야구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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