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은 지난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09~2010 V-리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의 개막전에서 무려 43점을 기록하며 팀의 3-1 역전승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던 안젤코가 일본 리그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가빈이 완벽하게 대신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개막전을 치른 후 가빈을 안젤코급 용병이라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자신들이 영입하려 했던 2년 전보다 가빈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가빈을 영입하기 전 실력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라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한 관계자도 개막전을 끝낸 후 가빈을 두고 칭찬에 열을 올렸다.
먼저, 가빈이 코트 바닥을 닦는 일(선수들이 흘린 땀 때문에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도중 재빠르게 코트로 들어가 수건으로 땀을 닦고 나오는 일)을 자청할 정도로 겸손한 선수라는 것.
관계자에 따르면 개막을 앞두고 훈련을 하는 도중 신 감독이 가빈을 불러 불편한 점이 없냐고 물었다.
신 감독의 질문에 가빈은 "훈련할 때 코트 바닥 닦는 일도 하고 싶다. 우리 팀에서 제가 가장 나이가 어린데 나도 사소한 일은 거들고 싶다"고 신 감독을 당황스럽게 했다.
보통 외국인선수들은 팀 훈련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문화적 차이로 팀과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외국인선수에게 궂은 일을 시키는 일은 프로 팀들로서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가빈은 적극적으로 팀에 융화하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감독과 프런트들에게 신뢰를 쌓아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을 귀띔했다. 가빈이 한국 프로배구 선수로는 최초로 껌을 씹고 개막전을 치렀다는 것이다.
처음 선수단의 연습경기 때 가빈이 껌을 씹고 있는 모습에 놀랐으나, 경기력에 지장이 없어서 이를 감독이 허락한 것이다.
야구 경기 중 선수들이 껌을 씹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배구 선수들이 경기 중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좀처럼 드문 일이다.
껌을 씹는 모습이 다소 불량해 보일 수 있으나, 심박수를 낮춰준다는 의미에서 열심히 뛰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이상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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