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장미란(26. 고양시청)의 경기가 열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5홀 앞에는 수백 명이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몇몇 이들은 "어떻게 해"를 연발하며 킨텍스 곳곳에 위치한 대형 텔레비전 앞으로 발길을 돌렸고, 과격한 남성팬 몇 명은 굳게 닫힌 경기장 입구 문을 두드리며 "들어가게 문 좀 열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경기시간에 임박해 경기장을 찾은 이들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미 경기장은 일찌감치 자리한 팬들로 인해 가득 찼고, 대회 관계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대회의 성공에 만족감을 표했다.
국제역도연맹(IWF)의 타마스 아이얀 회장은 장미란의 경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는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 만점에서 부족한 1점은 기자회견에 생각보다 적은 취재진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은 장미란이 한국인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달성하는 중요한 경기가 열리는데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사실상 하이라이트였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경기 당일이 되자 예상보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고, 경기장은 장미란을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소리로 가득 찼다.
장미란이 아쉽게 인상 금메달을 놓치자 힘을 북돋우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고, 용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4연패에 성공하자 경기장은 큰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연신 울려 퍼졌다.
한국인 사상 첫 세계역도선수권대회 4연패의 주인공이 된 장미란은 물론, 경기장에서 장미란의 모습을 지켜본 가족들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경기장에서 장미란의 경기를 지켜본 아버지 장호철 씨(55)는 "내 자식이지만 대단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장미란의 세계신기록과 대회 4연패에 기뻐한 이들은 장미란과 가족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모두가 장미란의 위업에 뜨거운 박수로 축하 메시지를 대신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장미란의 극적인 세계신기록과 대회 4연패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장미란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서 보기 위해 인터뷰장까지 찾아왔고, 이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역사(力士)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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