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최강희 ""이동국, 편하게 하면 된다"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1-27 11:36: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더 좋아지기 위한 과정"" 애제자에 조언" "편하게 하면 된다." 프로축구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51)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참가를 노리고 있는 애제자 이동국(31)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최 감독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요나의 레오펠리스 리조트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대표팀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이동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동국이가 대표팀에서 편하지 못한 것 같다. 아직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나선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지난해 전북에서의 활약을 등에 업고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8차례 A매치에서 침묵하고 있다.

남아공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14일 현지 프로팀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연습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펼친 활약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에서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동국에게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본선 출전에 가장 가까워진 대회다.

그러나 최근 활약을 보면 그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동국을 대표 명단에 선발한 허정무 감독(55)은 "좀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부진을 떨칠 수 있는 해답을 한 가지 내놓았다. 바로 부담감을 떨치라는 것이다.

대표팀 소집기간 중에도 이동국과 수시로 연락을 취해왔던 최 감독은 "전지훈련 기간 중 펼쳐진 경기를 보니 (이동국이)문전에서 조급한 모습을 보이더라. 편안하게 경기를 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골은 언제든지 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티에리 앙리, 페르난도 토레스, 디디에 드로그바 같은 강력한 원톱 스트라이커와는 분명히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문전에서의 움직임만큼은 그 누구보다 탁월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이 이동국에게 맞춰 전술을 펼칠 수는 없다. 허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부진이 '성장통'과 같은 맥락이라고 짚었다.

"대표팀에는 박지성, 이청용 같은 훌륭한 측면 자원들이 존재한다"고 운을 뗀 최 감독은 "잠자고 있는 재능만 살린다면 월드컵 본선 출전은 가능한 일이다. 부진이 아닌, 단지 더 좋아지기 위한 과정인 만큼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가면 분명히 진가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2월 일본 도쿄에서 치러지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 관계로 이번 괌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묻자 "이동국이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을 때에는 (이동국의)몸도 마음도 정상이 아니었다"고 밝힌 최 감독은 "그러나 이제는 그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팀 전술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지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대표팀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어놓은 상태이니 오히려 잘된 셈"이라며 제자에 대한 변치않는 믿음을 과시했다.

스승의 애정어린 충고를 받은 이동국이 과연 이를 계기로 대표팀에서도 포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재호 차재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