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마프 같은 롱런 아이돌그룹 되고싶다”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5-25 17: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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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주 이특 “개별활동은 되레 팀에 보탬… 1명씩 돌아가며 색다름 보여줄 것” 정규4집 ‘미인아’ 10명으로 활동
“힘든 일 겪을수록 더 단단해져… 강인·한경 등 빈 자리 지킬 것”


어느덧 데뷔 5년째, 정규 4집 ‘미인아’를 발표한 그룹 ‘슈퍼주니어’는 탈(脫) 아이돌을 외친다. ‘나이가 어린 가장 핫한 가수’로 너무 좁게만 통용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일반적인 아이돌이라고 부르기에는 머쓱한 나이인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27)은 “우리나라 아이돌 시장은 거품이 많은 것 같다”고 여긴다. “아이돌이 하는 음악보다 아이돌의 사생활 등 부수적인 것에 관심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대의 팬덤 덕분에 수많은 기사가 양산되는 것뿐이지 대중의 대다수는 정작 아이돌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돌만 나오는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슈퍼주니어가 아이돌 명단을 들락날락하는 이유는 여느 아이돌과 다르기 때문이다. 멋있고 예쁘게만 꾸며진 다른 아이돌과 달리 슈퍼주니어는 과감히 ‘망가질’ 줄 안다. 특히, SBS TV ‘강심장’ 등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이특과 은혁(24), 신동(25)은 아이돌의 격을 떨어뜨리는 분장에도 거리낌 없다. 이특은 “그냥 이특이 아닌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이특이기 때문에 망가지는 모습을 색다르게 봐주는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민감했지만, 아이돌 주기가 워낙 짧은 요즘 40, 50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 슈퍼주니어가 롱런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 3집 ‘쏘리 쏘리’는 25만장 넘게 팔리며 그 해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으로 기록됐다. 13일 발표한 4집도 첫 주문량 20만장을 기록, 발매 8일 만에 10만장을 넘기며 3집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일렉트로닉 성향의 4집 타이틀곡 ‘미인아’는 ‘쏘리 쏘리’의 연장선상으로 느껴진다. 일부 식상하다는 평과 함께 너무 안정적인 선택이 아닌가라는 불만도 나온다.

이특은 “‘쏘리 쏘리’ 자체가 워낙 잘 돼서 비교 당하는 것은 일면 당연하다”면서도 “슈퍼주니어 펑키, 즉, ‘SJ펑키’라고 칭할 수 있는 우리만의 음악을 이어나가고픈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앨범을 통해 노래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도 늘었다. “데뷔 초반에는 그냥 노래를 부르기만 한다는 느낌이 강했었다”며 “이제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어떤 기교로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깜냥도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 길도 있는 법이다. 슈퍼주니어 역시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멤버(13인)가 많은 만큼 다양한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로 강인(25)은 지난해 폭행과 음주 뺑소니 등으로 곤욕을 치른 후 자숙 중이다. 이르면 7월께 입대할 예정이다.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관련 소송 중인 중국인 멤버 한경(26)은 슈퍼주니어에서 이탈, 중국에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다. 기범(23)은 연기에 집중하느라 슈퍼주니어 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들 세 멤버는 4집 ‘미인아’에 불참했다.

이특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겉으로는 웃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며 “한경 같은 경우는 멤버 아무도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 아쉬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경과 각별한 사이인 희철은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특은 “지금 팀에 없는 멤버들을 위해서 항상 자리는 비워놓는다”며 “힘든 일을 겪을수록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단단히 든다”고 다짐했다.

팀원이 많고 각자 재주도 뛰어난 만큼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다양한 개별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특은 “개인 활동이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멤버가 잘 되면 슈퍼주니어를 이끄는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긍정했다. 반면, 아이돌의 주기가 짧은 가요계 시장에서 저마다 살길을 모색한다고 있다는 느낌도 들법하다.

이특은 “개별 활동이 오히려 팀이 롱런할 수 있는 데 보탬이 된다”고 여겼다.

“현재 아이돌 시장은 회전주기가 빨라 금방 식상할 수 있다”며 “슈퍼주니어는 1명씩 돌아가면서 1년씩 주목 받으면 무려 13년 동안 색다름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5년차라 5명 안팎의 멤버 정도만 부각됐기 때문에 아직 8년이나 남았다”는 여유도 드러냈다.

일본 그룹 ‘SMAP’와 ‘V6’ 등이 슈퍼주니어의 롤모델이다. SMAP와 V6는 어느덧 데뷔 20년째로 접어든 그룹이지만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SMAP가 진행하는 후지TV ‘SMAP X SMAP’ 같은 예능물이 꿈이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직접 만들고 이끄는 프로그램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 열심히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희철은 “대중들과 오랫동안 끊임없이 호흡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며 “‘스마프 X 스마프’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슈퍼주니어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노하우를 쌓기 위해 우리 멤버들이 뭐든지 열심히 하는 거다”고 유쾌해 했다. “당대의 예쁘장하기만 아이돌이 아닌 한 시대의 아이돌, 즉 말 그대로의 우상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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