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미자’에 빠져 당분간 작품할동 못할 것”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5-27 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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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내심 황금종려상 기대… 칭찬 많이받아 너무 행복” “이런 말을 스스로 해서 부끄럽기는 하지만, 영화 ‘시’를 통해서 칭찬을 많이 받았습니다.”

윤정희(66·사진)는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영화 ‘시’의 여주인공 ‘미자’를 연기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줄리엣 비노슈(46)와 함께 유력한 후보로 거명됐다.

윤정희는 26일 “영화에서 시나리오는 집을 지을 때 기초와 같다”며 “‘시’의 각본이 워낙 좋아 현지의 반응들을 봤을 때 내심 황금종려상까지 꿈꾸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영화 페스티벌에 우리 영화가 노미네이트됐던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면서 “와중에 팀 버턴 같은 유명 감독이 내 연기에 대해 칭찬하는 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 너무 기뻤다”며 웃었다. “어느 러시아 평론가는 내가 여우주연상을 타지 못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고까지 표현했다”며 “이런 반응들을 얻은 것이 난 상을 탄 것과 같다고 여긴다”고 즐거워 했다.

“전 세계의 좋은 감독과 배우를 만날 수 있어서 상을 탄 것 이상으로 기뻤다”고 웃었다. “절대로 농담이 아니고 연극도, 가짜도 아니다. 좋은 작품을 가지고 세계적인 영화제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최고였다.”

영화 ‘시’가 어렵다는 반응에는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제는 인터뷰가 너무 지겨운데 ‘시’를 제작하는데 도움을 준 프랑스 제작사는 입소문이 중요하다고 인터뷰를 계속 하자고 한다”며 또 웃었다.

“타이틀인 ‘시’가 현실감이 부족해서 보기에 머뭇거리는 관객이 있는 것 같다”며 “시를 통해서 꿈꾸는 한 여자의 인생을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그린 어렵지 않은 쉬운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창동(56) 감독과 또 다른 작품을 함께 하고 싶을까. “인연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다음에 이런 작품을 같이 하자는 것은 오히려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영화 출연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알렸다. “실은 굉장히 마음에 드는 작품에 출연을 제의받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미자라는 인물이 나를 계속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다른 작품에 출연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이창동 감독이 윤정희가 “아흔 살이 됐을 때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 적은 있다”고 하자 윤정희는 “너무 반가운 소리”라며 “아흔 살까지 영화배우 하는 것이 꿈”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이창동 감독에게 이런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어줬다는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특히 나를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에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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