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미술품의 매력과 대박

김유진 / / 기사승인 : 2010-06-06 11: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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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일생동안 지속될 감정과 감흥

최근 미술시장의 열기는 증권거래소에 있던 돈이나 부동산에 있던 돈이 미술품으로 다가 온 때문이 아닌가 진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쪽이 막혀 다른 쪽으로 몰린다기보다는 고급 문화의 상품화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서서히 선진국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미술품이 매력적인 것은 돈으로 환산되었을 때의 가치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현상은 대부분 돈과 관련되어 있다.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미술품의 매력과 돈의 관계가 밀접함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면에서 작용하는 매력을 이해해야 한다.

2006년 11월 홍콩 크리스티경매의 ‘20세기 중국 미술’에서는 1953년에 작고한 쉬베이훙(徐悲鴻 서비홍, 1894~1953)의 작품이 64억에 낙찰되었고, 48세의 장사오강(張曉剛)의 작품이 21억5,000만원에 판매된 바 있다. 같은 달 5일 뉴욕 소더비경매에서는 피카소의 1905년 작품이 1,200억원에 낙찰되었다. 2007년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와 소더비 미술품 경매에서는 7천68억 가까운 판매액을 기록했다.

2007년 봄, 국내 경매에서 어느 작가의 작품이 25억에 낙찰되었다. 이 작품은 4년 전 모 화랑에서 7억원에 샀다는 말도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4년 만에 18억을 벌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어떤 할머니는 다트 게임 판으로 쓰기위해 중고 가게에서 7달러짜리 그림을 5달러 주고 샀다. 별 관심 없이 지내다가 창고에 있던 다른 물건들과 함께 팔려고 내놓았을 때, 그림이 잭슨 폴록의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잭슨 폴록이 누군지도 조차 모르는 이 할머니의 미술품이 진품일 경우 약 940억 원을 호가할 것이라고 한다.

2003년 5월 KBS1 ‘TV쇼 진품명품’에서 800만원짜리로 생각했던 8폭 병풍을 5억5,000만원이나 되는 보물급 고미술품으로 감정한 바 있다. ‘헌종가례 진하계병(陣賀契屛)’이라는 8폭 병풍이다. 반면에 2003년 9월에는 도자기 하나를 감정가 7억원짜리 보물급으로 판정했다가 뒤늦게 가짜로 감정을 번복하는 소동도 있었다. 희비가 교차된다.

미술품이 돈과 관련되어 이익이 엄청나면 횡재했다고 생각한다. 미술품의 매력이 경제적 가치에서만 오는 것인가. 로또복권 당첨되면 횡재다. 미술품에서는 매력과 횡재를 같은 가치로 평가할 수는 없다. 어느 날 우연히 전시장에 들렀는데 자신의 감성과 너무나 흡사한 작품을 발견했다.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뭔가 모를 감흥이 솟구친다. 이 역시 횡재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엄청난 매력이다. 미술품이 사회에 주는 감흥과 파장이 여기에 있다.

미술품의 매력이 문학과 연결되기도 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문학 소재로 독일 화가 한스 홀바인의 그림 ‘무덤에 안치된 그리스도’를 이용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미술품은 관람과 소장의 기쁨이 아니라 미술품의 이미지가 주는 영혼과의 대화다.

미술품의 매력은 소장에도 있지만 관람과 감흥에도 충분히 녹아 있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작품 이미지 하나에서 오는 감정과 감흥은 영원히 지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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