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추듯 한세상 살다 간 ‘트위스트 김’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12-01 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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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로 별세… 오늘 한일병원서 발인
영화배우 트위스트 김(김한섭·74)이 30일 오전 10시께 뇌출혈로 별세했다.

부산 태생인 고인은 1962년 영화 ‘동경서 온 사나이’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1964년 당대 톱스타 신성일(73)·엄앵란(74)이 주연한 영화 ‘맨발의 청춘’을 통해 주목받았다. 이어 ‘불타는 청춘’(1966), ‘맨주먹 청춘’(1967) 등도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또 ‘동경아리랑’(1990)과 ‘깜보’(1986) 등 영화 50여편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트위스트 춤 실력이 상당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영화 ‘수사반장 트위스트 김’(2001)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한국영상자료원에 따르면,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한 그는 배우가 되고 싶어 영화 촬영장소를 드나들었다.

생전 한국영상자료원과 인터뷰에서 “신상옥 감독이 영화촬영을 하다가 명함을 줬다”며 “그 후 신필름에 연구생으로 들어가 영화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위스트 김이라는 예명 역시 신 감독이 지어줬다. “영화 ‘아름다운 수의’를 촬영하던 대천 해수욕장에서 이 춤을 췄는데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경했고, 신 감독도 흥미를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후 그가 맡은 ‘영식’은 트위스트김으로 바뀌었고, 시나리오에 없던 카바레 장면도 추가됐다.

배우로서 강한 의지도 보였다.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소령 강제구’, ‘불타는 청춘’, ‘보석 도적’을 꼽았다.

“‘소령 강제구’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고 배역도 실제 인물이었다”, “‘불타는 청춘’은 ‘맨발의 청춘’ 이후 바로 만든 작품으로 내 배역이 신성일의 역보다 비중이 컸다”, “‘보석 도적’은 일본의 이노우 우메이지 감독이 내 영화를 보고 섭외해 만들었다. 당시 일본 진출은 지금과 달리 극비 사항이었다. 지금 같았으면 언론의 화제가 됐을 것이다.”

트위스트 김은 2000년 초까지 영화뿐 아니라 TV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 등에 나와 노래, 춤과 함께 재치있는 입담으로 주목받았다. 2000년 제8회 이천춘사대상영화제에서 영화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트위스트 김은 2006년 9월 호텔에서 행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외상성 뇌출혈로 쓰러졌다. 수 차례 수술을 받고 치료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4년여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 장례식장 별관 1호실, 발인 12월2일 오전 9시. 서울시립 승화원에서 화장되며 장지는 미정이다.
문의 (02-90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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