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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희 아동청소년인성교육연구원장 |
결혼은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시대에서, 현재 결혼은 미혼 남성, 여성 모두가 성별 차이는 있지만, 선택이라고 대답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산율 저조의 문제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정신분석학자 Erick Erikson 은 인간발달단계를 8단계로 나누어 7단계 성인기에 이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이를 갖고, 아이를 양육하려는 동기를 갖는 사회심리적 특성을 갖기에 부모역할을 원하게 된다고 보았다. 인간이 부모가 되어 자녀양육을 수행하려는 부모 됨의 동기는 심리적으로 사랑하는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자녀의 출생을 실질적인 사랑의 결과로 인식하게 되고,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애정적 부부관계를 통해서 자녀를 갖게 되는 것은 큰 행복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부관계에서 시작된 부모자녀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부모는 어떤 다른 사회적인 일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창조적인 만족감과 자기 존재의 중요성 확인, 생명의 신비와 인간의 삶에 대한 확신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행동학적인 측면에서도 부모가 되는 근본적인 심리는 남자의 경우 결혼을 통해 아빠의 역할을 수행할 때 성취감이 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기쁨, 그리고 자신의 부모에게 손자를 보게 해 드려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책임감이 일반적이 사회적 신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모가 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자도 무의식적으로 엄마가 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음을 인식하게 되고, 결혼 후 자녀의 출산과 양육은 중요한 의무감으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본능 충족과 사회적 지위 부여를 거부하는 결혼을 거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핵가족 시대를 넘어 1인 가족 시대이다. 현대의 젊은 층은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구하기가 어렵고, 혼자 독립해 자신의 경제를 책임질 능력을 사회로부터 부여받지 못하면서, 다음 단계인 성인으로서 자신의 가정을 이루는 독립된 삶으로의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 특성에서도 현대의 젊은 층은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한 삶이 우선시 되는 트랜드이고, 이성관계에서도 조건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심리,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양성평등의식 부족, 부모자녀관계의 한국적 특수성 등 많은 사회적 요인들이 특히 여성들의 결혼을 지연시키거나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사고와 사회적 위치가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을 원하지 않는 비율이 증대되고 있지만, 결혼과 출산과 양육을 부정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러한 선택과 더불어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감과 공정하지 못한 가족적, 사회적 처우 등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의 여러 가지 가치관과 생활상이 바뀌어도 성인된 인간이 본능적으로, 심리적으로, 그리고 사회적 동기에 의해 부모가 되어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내재적인 특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차마고도’에서도 성스럽게 최고의 행사로 거행되는 결혼식이 존재하며, 자녀의 교육을 위해 소금 등을 팔기위하여 목숨 걸고 이동하며, 딸을 기숙학교에 보내기 위하여 힘들게 양을 치며 돈을 버는 것이 행복한 엄마도 볼 수 있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결혼 후 뒤따르는 여러 가지 책임과 자녀양육의 부담이 싫다는 싱글들은 산 속에서 문명을 등지고 사는 부족들이 힘겨운 삶속에서도 결혼과 자녀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모역할의 가치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부모로부터 왔다. 삶은 부모로부터 시작 되고, 부모의 죽음 뒤에는 자녀가 있다. 그렇다 우리는 언제나 청춘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와 미래를 같이 생각해야 하고, 주어야 할 때와 받을 때를 예측해야 하며, 같이 산다는 의미를 이해하여야 한다. 보기만 화려한 것은 아니지, 세월이 지나도 그 화려함이 같은 색깔 일 수 있는지, 화려함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연예계 스타들은 시상식의 감격적인 순간에 왜 하나같이 가족에게 감사하는지, 아마도 남녀의 사회적 결합으로 이루어진 혈연적 가족은 화려함 보다 더 의미 있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애정이 있는 우리의 정서적 안식처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식처에서 사랑을 받았으면 안식처를 만들어 사랑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 것이 인간이 사회구성원으로 해야 할 사회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왜 원해지는 것일까?
인간은 여성 속에 남성이 있고, 남성 속에 여성이 있는 존재다
이성교재에는 관심이 없고, 연애보다는 자기 취미나 일에 몰두하는 ‘초식계 남자’가 증가한다는 일본, 감성적인 남성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인기 있는 한국 등을 통해 볼 때 이제는 양성성의 시대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여성 속에 남성이 있고, 여성 속에 남성이 있는 존재이나, 사회적 관습과 역할 속에서 성정체성의 구별이 명확해진 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의 정열적인 프로포즈를 기대하는 여자와, 순종적이고 조용한 여자가 이상형인 남자는 배우자 선택하기가 더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 이성에게 사랑을 느끼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이 존재한다고 본다. 물론 소수의 동성애자들도 있지만, 이성과의 사랑에서 얻어지는 생산성의 의미는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같이 사는 삶의 가치를 모르는 삶에는 미래가 없다
우리의 문화를 볼 때 주제가 사랑 아닌 것이 어디에 있는가? “나”만을 위한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한번쯤 깊게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인간이 사는 다양한 삶의 모습이 진화하면서 현대 문명사회를 이루었고, 문화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문화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서울도 이미 다문화 가정이 15만 세대를 넘고 있으며,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더불어 같이 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족을 거부하고, 같이 사는 삶을 모르는 이의 삶속에는 삶이 없는 의미 없는 삶이 될 수도 있다. 사랑 때문에 고통 받고, 결혼해서 불행해질까 두려워 그냥 시작도 안 해 보고 결혼을 포기한다면 그 삶은 이미 삶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삶은 관계 속에서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혈연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인정을 두려워한다면 성직자가 아닌 이상 그 삶에 미래는 없다고 본다.
‘같이’를 추구하는 사랑의 결합으로 성취되는 결혼은 삶의 중요한 도전이다
그래서 결혼이 두려운 이들이 새롭게 인식해야할 중요한 것은 결혼은 물론 개인적 선택일 수 있으나, 사회적 의미가 더 크고, 이기적 평가나, 감정적 편견으로 결혼을 부정하면은 전 생애적으로 볼 때 성인기 이후가 없는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가치 없는 삶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혼자이기를 거부하는 속성이 있다. ‘같이’를 추구하는 사랑의 결합으로 성취되는 결혼은 삶의 중요한 도전이다. 이 중요한 도전을 두려워서, 자신이 없어서 걱정만 한다면, 본능에 충실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아쉬움에, 항상 만족감이 없는 텅 빈 가슴으로 살게 될 것이다. ‘살맛’은 남녀가 살을 맞대고 살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때 진정 ‘살맛’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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