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朴대통령에 거듭 면담 요구··· 靑 "세월호法 국회 처리 입장 불변"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8-22 16: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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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국회에서 할 일··· 왜 대통령을 끌어들이나"
새정치 "대통령 답할 때··· 유족과 진심어린 소통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유가족의 면담을 거듭 요구했으나, 청와대는 “세월호 특별법은 국회에서 여야가 처리할 문제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새정치연합은 22일 광화문에서 40일째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데 대해 박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유민아빠의 간절함에 이제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박 대통령께서 답할 때"라며 "지난 5월19일 대국민담화에서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 대통령 아닌가. 그 아이들의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는데 여기에 답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유가족과 진심어린 소통을 하면서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가세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정부와 새누리당을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불신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자초한 것"이라며 "진상규명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두고 청와대는 새누리당이라는 장막 뒤에 숨고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만 살펴왔다"고 비난했다.

진선미 원내부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고자 하셨던 건가. 박 대통령은 그 때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치하겠다'고 말했다"며 "그 때는 바다 속에 있어서 구조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그래서 골든타임 놓쳤지만 유민아빠는 맨 땅 위에 있다. 사람 살리는 골든타임 이번에도 놓칠 거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회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을 못하고,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얼마 전까지 야당은 박 대통령을 향해 만기친람(萬機親覽,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을 한다고 공격했다. 모든 것을 간섭한다고 비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세월호 특별법은)마땅히 국회 권한이고, 국회의 역할인데 왜 대통령에게 하라고 하는지 말이 안 된다"며 "여가 됐든, 야가 됐든 국회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에 왜 대통령을 끌어들이느냐"고 거듭 비판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0일간 단식농성을 벌이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47)가 병원으로 이송된 데 대해선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많이 된다.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슴이 찢어지고 걱정되지만 원칙이 흔들리면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기본과 원칙은 지켜가면서 유가족을 대표하고, 어루만져주고, 유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야당이 하는 것처럼 합의를 해놓고 깨고, 또 합의해서 깨고, 청와대에 나오라고 하면 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진상규명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거듭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청와대는 세월호 유가족의 면담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재확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민 대변인은 지난 20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단원고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한 데 대해 "(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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