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근 교수, 땅 속 차트 필요성 제기하며 제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땅 속 차트만 있다면 싱크홀 예방 및 대책이 훨씬 쉬울 것이다. 사람처럼 땅 속도 건강검진하자”
서울특별시의회 싱크홀 발생 원인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문종철)가 지난 10월30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서울시 땅속에 무슨 일이?-도심지 싱크홀(도로함몰) 진단과 대책'이라는 주제의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제안이 나왔다.
이날 이강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땅 속 차트(chart)가 없다. 땅 속 차트만 있다면 싱크홀(도로함몰)에 대한 예방과 대책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땅 속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싱크홀 일반분야에서 '도심지 도로함몰 진단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연구위원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싱크홀 대응시스템을 비교하면서 “개도국의 경우 기술력과 정책적 지원 부족으로 선제적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해 피해가 대형화 되는 사례가 많다. 반면에 선진국은 예방차원의 국가지원 시스템과 대응 매뉴얼 마련 등으로 안전대책이 수립돼 있어 예방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선제적 예방시스템 구축과 유지관리를 위한 보수보강 로봇, 저비용 지하수위 관측망 구축 등 신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질분야에서 '서울시 지질특성과 도로함몰과의 역학관계'라는 주제로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시립대 이수곤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강변을 중심으로 충적층 지반과 파쇄대 암반층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서의 지하굴착은 지하수 유출에 대한 대비와 기초의 안전성 등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로함몰 발생 원인이 노후 상·하수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지반침하를 유발하고 지반침하가 상·하수관 연결부 꺾임현상을 그리고, 연결부 꺾임이 누수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로함몰이 상·하수관 노후에 따른 문제만은 아님을 새로이 지적했다.
또, 지하수분야에서 '도심지 지하수 수위변동 및 흐름이 도로함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학교 이강근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하수의 역학 및 흐름 특성을 설명하면서 지하수위의 상승과 저하가 지상구조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방콕 등 해외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지하수위 저하뿐만 아니라 지하수위 상승도 부력 등을 유발해 지상구조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지하수위 상승 대책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세미나를 개최한 문종철 싱크홀 특위 위원장은 “석촌호수 수위저감과 관련해 롯데측에서 3개의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객관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이수곤 교수는 “자체 진상조사에 불과할 뿐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이강근 교수는 “과학기술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밝힐 수는 없다”며 “다만 과학기술을 통해 예측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안전에 대한 제도와 체계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시의원, 공무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싱크홀(도로함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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