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을지로청사에 밀랍인형으로 유명한 프랑스 그레뱅박물관을 유치하는 문제를 놓고 서울시의회가 ‘실익 없는 졸속사업’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1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그레뱅박물관 운영업체인 CDA에 을지로청사를 빌려준다, 그 대가로 받는 돈은 연 14억 4500만원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최호정(새누리당) 의원은 “실익이 없는 졸속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박물관 조성을 위해 을지로청사에 있는 5개 부서를 중구 무교로 더익스체인지서울(구 코오롱빌딩)로 옮기면서 서울시가 지불해야 할 임대료는 연간 24억 8900만원이다. 임대료만 놓고 봤을 때 약 10억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또 그레뱅박물관 개관 이후 수익금 전액(첫해 매출 49억원부터 80억원으로 추정되는 2020년까지)은 CDA와 주식회사 그레뱅코리아가 가져가게 돼 있다.
특히 서울시가 밀랍인형 제작기술 전수를 CDA와의 계약체결 주요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지난 3월 CDA와 체결한 업무협약서에는 밀랍인형 제작기술을 전수한다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최호정 시의원은 “서울시가 세계 수준의 밀랍인형 제작기술 전수 등을 박물관 설립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이 부분 역시 불확실하다”며 “협약서에 박물관 설립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인 밀랍인형 제작 기술 전수와 관련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직 시장의 밀랍인형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두고도 시와 시의회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시 투자유치과는 최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협약서에 외국 유명인사 외에 국내 인사,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 밀랍인형을 전시하도록 돼 있는데 전시 시작부에 현직 서울시장의 밀랍인형을 설치해 관람객들을 영접하는 역할을 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김용석(새누리당) 의원은 "현직 시장 인형 전시가 과연 적절한지 시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며 “현직 시장의 상이 설치되는 건 국내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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