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판매 애경도 檢 수사해야"

민장홍 기자 / mjh@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5-30 23: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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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박나원양 어머니 주장

[시민일보=민장홍 기자]‘가습기메이트’ 등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주장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박나원양의 어머니 김미향씨는 나원양이 서울대병원에서 산소호흡기 제거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23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찰 수사에 애경이 빠져 있는데 그것부터 빨리 진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 상태가 나빠져 목에 구멍을 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했던 박나원·다원양(5) 쌍둥이의 부모다.

애경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SK케미칼에서 제조한 가습기메이트 등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했다.

그러나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동물실험 결과,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등 다른 원료와 달리 CMIT·MIT를 원료로 한 제품에서 독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도 PHMG를 사용한 옥시레킷벤키저 등과 PGH를 쓴 세퓨 등에 집중된 상태로, 애경 제품과 관련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피해자들은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만 사용한 쌍둥이 나원·다원양이 모두 지난해 환경부 조사에서 ‘관련성 확실(1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CMIT·MIT 성분을 쓴 제품도 실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나 애경이 납품한 이마트PB 제품을 사용한 다른 피해 사례를 나열했다.

2011년 10월생인 나원·다원양은 생후 100일을 전후한 2012년 초에 3∼4개월간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를 쓴 이후 허파가 섬유화하고 허파꽈리가 터지는 기흉이 관찰됐다.

나원양은 같은해 12월 목에 구멍을 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고, 다원양도 최근까지 기침을 계속하는 등 폐가 좋지 않다고 가족들은 설명했다.

퇴원한 나원양은 앞으로 3주간 경과를 보고 산소호흡기를 완전히 뗄지 연골이식 재수술을 할지 등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어머니 김씨는 “부산에 사는데도 모래바람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갈까 봐 나원이를 데리고 한번도 바닷가에 가보지 못했다”며 “나원이 상태가 좋아지면 바닷가에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애경 제품은 판매중지 대상에서 빠졌다”며 “만약 정부가 애경 제품을 판매중지했다면 나원·다원양이 2012년 초에 사용한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이런 안타까운 일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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