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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서울시의원 |
서울시의 경우 2016년 현재 45개소의 장애인 거주시설에 915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 탈시설 5개년 계획’의 주요 요지는 서울시 관할 거주시설 장애인 600명을 2017년까지 시설에서 퇴소하도록 한 후 정착금과 전세주택보증금 지원으로 퇴소자들의 자립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자립생활체험홈 230채 ▲자립생활주택 171채 ▲공동생활가정 84채 ▲개인독립가정 115채를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견해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서울시의 계획은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9대 서울시의원으로 처음 접했던 사건이 ‘인강원’ 사건이었다. 언론에서 제2의 도가니라고 언급할 만큼 가족 간 경영, 시설장, 사업비 횡령, 거주인 폭행, 인사문제, 납품비리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었고, 시설내 무연고자를 상대로 한 실태조사조차 거부한 인강원은 폐쇄로 이어졌다.
또한 2015년 일어난 마포 장애인 사망사고는 사태 수습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서울시가 가지고 있던 정확한 데이터가 부족했기에 전수조사를 통해 현재 시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시급했다.
이에 연구용역 및 TF팀 구성을 제안했고, 진행 중이다.
탈시설 계획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지역사회별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대상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이 준비되어야 한다. 서울시가 그 초석을 다질 때 진정한 장애인 복지의 새 장이 열린다.
▲변화는 꿈꾸고, 실천하는 자에게 허락된 특권
장애인 정책은 변화를 맞고 있다. 대상자를 관리하고 감시하고 수용하는 ‘시설 수용’ 정책에서 ‘탈시설-자립생활’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능동적인 삶의 의지를 가진 당사자의 뜨거운 용기, 함께 고민하며 무게를 나누어 지는 시민운동가의 열정, 책임감을 지닌 관계자들, 행정적으로 방법을 찾고자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의 성실, 이름 없이 도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이의 ‘실천’이 변화를 이끌었다.
앞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당사자와 봉사자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뢰 관계 회복과 구축을 위한 방안을 먼저 고민하고 상호 협력해야 한다.
또한 끊임없는 의견 교환과 합의점을 통해 최선의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제도가 정착해 뿌리내리도록 안정적인 재정 확보도 필요하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기에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실무자들과 소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나비가 ‘탈피’를 통해 낡은 허물을 벗듯, ‘탈시설’ 정책도 성장하고 진보하길
시설에서 학대받았던 무연고자의 경우, 인간다운 삶을 되찾아 주기 위해 서울시가 보호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외쳤던 누군가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탈시설은 낡은 사고방식과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에 날개를 달아 훨훨 날 수 있게 돕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과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
서울시가 그 몫을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 진정성 있는 서울시의 정책이 펼쳐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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