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수요원 의혹 리정철, 김정남 암살 ‘키맨’ 급부상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2-19 16: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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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 약학 분야 전공 눈길
‘金 독극물 암살’ 연관 추정
男 용의자 3명 말레이 떠나

▲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46)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조사를 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김정남 암살 사건의 '키맨'으로 주목받고 있는 북한 국적의 리정철(46)이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주범으로 지목된 남성 용의자 4명 가운데 3명이 이미 말레이시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리정철 만이 혼자 남아있다가 붙잡혔다는 점에서 키맨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정철이 김정남 암살을 준비 및 실행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그가 신분을 위장한 북한 특수요원일 것으로도 보고 있다.

리정철은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i-KAD)을 갖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외곽에서 아내, 자녀들과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외근로자들은 가족 없이 단체생활을 하며 감시를 받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리정철이 단순 근로자가 아닌 ‘특수한’ 신분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한 대북소식통은 “고위급이나 신분 위장 공작원이 아니면 해외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며 “리정철이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리정철이 김정남 살해에 사용된 액체 독극물 제조에 관여했다고 결론짓기는 이르지만,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리정철의 대학 전공과 회사 경력은 독살로 추정되는 김정남 살해 방법과의 연관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더스타와 중국보, 성주일보 등 말레이시아 언론은 19일 리정철이 항암제 등을 만드는 제약업체에서 근무하면서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과 접촉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리정철은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했으며, 2000년 졸업 이후 인도 대학으로 유학을 가 화학과를 다녔다.

이후 그는 2010년께부터 1년여간 인도 동부 콜카타의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이후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말레이시아에 있는 제약회사에 취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리정철과 영문 이름이 같은 남성이 자신을 ‘평양직할시’ 출신으로 김일성대를 졸업했다고 소개하며, 과학실험실로 보이는 곳에서 서 있는 사진을 올린 페이스북 계정도 발견됐다.

또 현지 언론은 다른 남성 용의자 3명이 범행 직후 인접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범행 이후 달아나지 않고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간 리정철보다 해외로 도주한 이들이 실질적 주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한 독물학자는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의심된다”며 “여러 화학물질을 섞을 경우 종류 파악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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