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까지 ‘2.3초’ 소요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2-20 17:07:4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말레이 현지 뉴스트레이츠 타임스가 18일 입수해 보도한 김정남 사진.(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 용의자가 김정남에게 물리적인 접촉을 한 시간은 불과 2.33초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후지TV가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입수해 19일 공개하면서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김정남은 밝은색 재킷 차림에 배낭을 오른쪽 어깨에 멘 차림으로 출국장에서 위쪽 전광판을 잠시 바라본 후 무인발권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현재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 여권 소지자인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로 보이는 여성이 김정남의 앞뒤로 몰래 접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흰색 티셔츠를 입고, 머리를 어깨까지 기른 한 여성은 재빨리 김정남의 뒤로 접근해 그의 어깨 위로 두 팔을 뻗어 어떤 물체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 이어 여성 둘은 서로 다른길로 흩어지고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여성들과 김정남의 물리적 접촉시간은 단 2.33초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2초간의 짧은 시간의 노출만으로 절명이 가능한 첨단 화학물질이 이번 범행에 사용됐다는 의혹과 이번 암살이 치밀하게 기획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한 여성이 불상의 액체를 김정남의 얼굴에 분무하고 다른 여성이 헝겊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덮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트타임스는 이들 여성의 동선이 일사불란하다는 점을 들어 미리 계산된 움직임이었다고 해석했다.

또다른 현지언론은 김정남의 얼굴을 덮은 여성이 공개된 인상착의를 고려할 때 도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의 뒤를 밟은 다른 여성은 정확히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영상으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영상이 공개됨에 따라 여러가지 의견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들이 범행에 투입돼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 독극물 흡입 시간이 짧아진 허점을 보였다는 의견이 있다.

또 2초 정도의 노출만으로도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사용됐다는 점 자체가 고도의 테러 기술과 기획을 보여준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2명의 여성 용의자들은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을 촬영한다는 말에 속아 장난을 치는 줄 알고 동영상을 찍었다며 살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영상에는 김정남이 공격을 받은 후의 행동도 그대로 담겼다.

김정남은 공경 후 공항 정보센터로 천천히 걸어 눈을 비비는 듯한 시늉을 하며 무언가를 설명했고, 곧 경찰관들을 따라 공항 내 치료시설로 인계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고통을 호소하며 공항 안내원들과 의무실 요원들에게 여성 2명이 연루된 사건 경위를 간략하게 알렸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