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고수현 기자]21일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이 안내했다. 이는 통상 검찰 사무국장이 안내하는 전례를 따른 것이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대해 "과거 전례를 보고 잘 검토해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8년전 2009년 4월30일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출석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장소는 바뀌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조사를 받으러 나왔고,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는 대검 중수부가 2013년 4월 폐지된 데 따른 것일 뿐 큰 차이는 없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청사 입구에서 취재진이 몰려 있는 포토라인에 섰다.
앞서 노 전 대통령과 22년 전인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도 대검에 소환됐을 때 포토라인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받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청사로 들어가 10층에서 특별수사본부의 부본부장인 노승권 1차장(검사장급)을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눴다.
이전 대통령들이 면담했던 대검 중수부장(검사장급)과 격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영렬 본부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본부장이 면담할 경우 과한 예우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본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 책임자인 고검장급 인사다. 이에 따라 검사장급인 노승권 1차장이 응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옛 대검 중수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빅 4'로 불렸다. 고검장급인 중앙지검장을 제외한 세 자리는 모두 검사장급이 보임된다. 중수부 폐지 후 신설된 반부패부는 박정식(사법연수원 20기) 부장이 이끌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10층으로 올라갈 때는 검찰 간부나 '귀빈'들이 많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대신 일반인과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대통령이 아닌 '피의자'로서 달라진 신분을 보여준다. 조사에 앞서 검찰은 이 대목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다하되 수사 자체는 피의자로서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검 중수부 시절 중수부장들이 자신의 방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맞이했던 것과 달리 노 부본부장은 13층 집무실이 아닌 10층 조사실 옆 별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는 13층에 이 본부장의 방이 있어 검찰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고 10층에 조사실이 있어 면담 이후 곧바로 조사가 가능해 조사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