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朴 구체적 혐의 질문에 ‘입 꾹’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3-27 16: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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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이대우 기자]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검찰은 27일 '구속영장 청구 관련 발표자료'를 배포했을 뿐 구체적인 범죄 혐의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2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구체적 답변을 꺼렸다.

먼저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뇌물 혐의 액수가 얼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영장 범죄사실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답변하지 않았다.

'상세한 액수는 밝히지 못해도 삼성그룹과 관련된 부분만 들어간 것이냐', '재단 출연금 부분이 뇌물 혐의에 포함된 거냐' 등의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답을 반복했다.

'특검에서 적용된 혐의와 가짓수가 같으냐'고 물어도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청구 사실을 알릴 때도 검찰은 관련자료를 통해서도 구속영장 청구 배경 등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검찰이 배포한 자료를 보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제외하면 구체적인 혐의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

이같은 기조는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지됐다. 이 관계자는 계속되는 질문에 "영장 범죄사실에 관해 제가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실심사)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검찰이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나 발표 내용에 예민하게 반응해 온 박 전 대통령 측 기류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아직 영장 단계라 확정된 범죄사실이 아니지 않느냐"며 "공개되면 피의사실 공표문제가 생길 수 있고, 상대방의 방어권과도 미묘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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