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추경처리 등 전향적 입장 표명
정우택, 洪 개인 소견...심사 전면보이콧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틀 만에 정우택 원내대표 반발에 부딪히는 등 ‘투톱’ 간 갈등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정부의 부적격 인사 임명을 막는 데 당력을 쏟을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홍대표 발언에 대해 "대표로서의 개인 소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cp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정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의견 수렴을 통해 나온 결정은 아니고 (홍대표 개인)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홍 대표는 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부적격 후보 3인에 대한 당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부적절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제도”라며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추가경정예산 심사를 전면 거부키로 하는 당론을 채택, 결과적으로 홍 대표의 완화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자신들이 하려는 정부조직을 한 번 해보라 이거야, 야당이 그걸 막는다는 건 명분이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정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생각이지, 당론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 일은 내가 하기로 했고, 의총 결정에 따라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정 원내 대표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태도를 비판하며 추경안 처리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금을 갖고 공무원을 증원하고 알바성 ·일회성 공공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문제에 대해서 (추경안을) 수정하거나,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야3당이 그렇게 이야기하는데도 하나 변화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협치의 정신에 어긋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인사문제를 독선적으로 할 때 국회 운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수차례 말씀드린 적 있다"며 "이렇게 간다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청문회 무용론, 독선으로 간다면 국회 운영이 어려워지고 여당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조직법 개정 역시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인지 따져보고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홍 대표의 발언에 "그렇다면 야당이 뭐가 필요한가. 거수기 노릇을 하고 국민에게 맡기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렇게 하라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홍 대표가 (이제) 막 대표가 됐으니 원내 상황을 잘 파악해가며, 자신의 소신과 생각을 충분히 당내에서 조율하고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홍 대표가 누가 봐도 정정당당하고 공평하게, 충분히 생각한 후에 정제해서 말을 하는 이미지를 가져간다면 우리 정당은 훨씬 신뢰받는 당이 될 것이고, 국민들에게 거북한 말을 계속 한다면 당의 상황은 힘들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우파 정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위급한 상황"이라며 "일부 극소수 구박(舊朴, 옛 친박)들이 저를 구박한다고 해서 쇄신과 혁신을 멈출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연일 당내 갈등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홍 대표가 "연말까지 인적, 조직, 정책 혁신에 주력해 전혀 새로운 보수우파 정당을 만들어 내년 지방선거에 임할 것"이라며 "내년 1월 말까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마쳐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 조직정비와 지방선거 공천에 따른 당내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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