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 최강욱, ‘셀프구제법’ 대표 발의 드러나 빈축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4-14 10: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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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법세련 고발…법 통과되면 기소 조건조차 안 돼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관련 재판 전날 ‘셀프구제법’을 대표 발의한 사실이 14일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8일 ‘친고죄’ 개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같은 당 강민정ㆍ김의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ㆍ문정복ㆍ황운하 의원 등 9명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대표발의 했다.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최 대표는 “정보통신망에서의 명예에 관한 죄는 모두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친고죄로 개정함으로써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수사를 착수하거나 제3자의 고발에 의한 ‘전략적 봉쇄소송(입막음 소송)’ 등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의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 관련 범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가 없을 경우 국가기관이 수사와 재판을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피해자의 의사표시와 상관없이 제3자의 고소ㆍ고발을 통한 수사 착수도 가능하다.


반면 최 대표가 발의한 대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는 피해 당사자 등의 고소ㆍ고발이 있을 때만 수사 및 재판이 가능하다.


최 대표에 대한 검찰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수사는 피해자인 이 전 기자가 아닌 제3자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의 고발로 시작됐기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라면 최 대표 사건은 검찰의 수사 및 기소 조건조차 성립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형법에선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이 개정될 경우엔 ‘신법(新法)’ 우선 원칙을 적용하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최 대표가 이를 방어 논리에 활용할 것이고, 재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본인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셀프구제법안”이라며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의원 입법권 남용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 대표는 21대 총선 12일 전인 지난해 4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이동재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전 기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글에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VIK 대표 측에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라며 “그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시면 된다.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미리 준비해 뒀다. 우리는 지체없이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이사장을 맡은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최강욱 대표가 올린 '채널A 기자 녹취록 요지'. 최 대표가 올린 글의 상당 부분은 공개된 편지와 녹취록에 없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세련의 고발을 접수한 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 글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 1월 26일 최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최 대표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발의 다음 날인 지난 9일이 해당 사건의 첫 재판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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